홍익대학교
미술학
박사
홍익대학교
동양화
석사
홍익대학교
동양화
학사
저는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진경-그 새로운 제안 전’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도시-일상의 삶’이란 타이틀로 2005년 첫 회 개인전을 한 후 최근까지 다수의 개인전(서울문화재단 기금, 메세나 기금, 시립미술관 기금 공모 당선 및 갤러리 공모 당선)과 다수의 기획전, 단체전에 참여하였습니다. 가나에서 운영하는 장흥아뜰리에 입주작가로 활동하기도 하였고(2009-2014) 2013년 3월에는 프랑스 씨떼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OCI 미술관 입주 작가로 선정(2015-2016)되어 활동을 하였으며 최근 OCI미술관 10주년 기획 프로그램에 초대되기도 하였습니다. (2020)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 외부작가 공모 당선(2013), 스페인 주제 한국 문화원 초대(2016), 워싱턴 주재 한국 문화원 공모 당선(2018) 등과 홍콩 호텔 아트페어, 프랑스, 대만, 중국, 독일 등에서 다양하게 전시 하였으며 2003년 중앙미술대전, 2007년 송은미술대상전, 2009년 가나 나우아트 공모당선, 2011년 63스카이 아트 갤러리 신진작가 선정, 2013년 시립미술관 Emerging Artist로 선정, 서울 문화재단 기금 선정(2009, 2011, 2015), 메세나 기금(2018), 포스코 미술관 선정 작가(2016) 등 다양한 공모나 기금 선정으로 전시를 해 오고 있습니다.
저는 한 화면 안에 고서 꼴라쥬와 먹선, 채색을 다양한 시점으로 중첩시키며 고정되어 있는 듯 하지만 동시다발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시간 속에 놓인 도시와 그 공간 내부에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소 안에 놓인 인간의 기억과 상상에 대한 작업들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본래 음악을 하다가 사실 친구가 다니던 미술학원을 따라가게 되면서 단순히 그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작업으로서 삶을 이어나가겠다는 결심은 환경적인 요인들이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개인사적인 이야기를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동생이 어린 시절 아파서 수술 후 놀라면서 실어증이 왔었습니다.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외부와 단절된 채로 지냈었습니다. 그에게 어린 시절의 삶의 공간은 꽤 중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장소에 집착하고 그 장소 안의 대상들을 자기화 하였는데 자기만의 공간과 장소에서의 기억과 인간과 장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며 제가 살던 도시공간과 경험 했던 장소들을 모티브로 작업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 작업이 나오기 전까지 저는 주로 도시공간과, 장소의 기억과 관계에 대해 작업을 했었습니다.
한 공간에서 30년 이상을 살면서 도시 공간의 변화과정을 고스란히 경험하였는데 벌판이던 곳에 구조물들이 세워지고 몇 십층이 넘어가는 건물들이 완공되는 과정을 겪으며 마치 도시가 저와 함께 자라나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나의 공간 안에서도 끊임없이 해체와 생성이 반복되며 변화해가는 과정은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흘러가는 것이었습니다. 도시는 결국 인간에 의해, 인간과 함께 변화해 가는 유기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도시공간에 투영되며 새로운 감성적 서사를 쓰게 하였던 것 같습니다. 관객들도 각각의 경험과 기억으로 이 공간을, 장소를 바라보길 바랐구요.
최근 전시에서는 저 개인사적으로 큰 환경의 변화를 겪으며 인생의 방향성에 서 일어나는 전환점, 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였습니다. 일종의 변곡점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소재도 도시 공간 뿐 아니라 다양한 자연물 등에 대입한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전통적인 동양화와는 달리 제 그림에는 높은 건물들로 가득 찬 도시풍경들이 등장을 합니다. 친근하면서도 낯선 도시풍경을 과감한 원색과 수묵과 고서를 이용한 꼴라쥬 기법, 그리고 동양화 물감뿐만 아니라, 때로는 아크릴물감까지 사용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꼴라쥬는 2차원 화면에 다층의 공간감을 형상하며 여러 공간의 혼재를 보여주는데 마치 평면에 건축을 해나가듯 여러 시공간과 시점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생도 한학을 했고 그런 옛 학문이 친숙한 집이어서 고서를 접하는 기회가 생겼었는데 이 고전들에서 현대의 사람들에게도 이어지는 삶의 시선들이 읽혔습니다. 이런 것을 계기로 현대의 도시 공간에 고서를 꼴라쥬 함으로써 인간들의 삶의 기억들을 현재의 장소에 각인하고자 하였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만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제 시선에 의해 채집되고 기억 속에 남게 되는 풍경들, 기억으로 편집된 상상 속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첫 개인전의 대표작인 '일상으로의 초대'(2003)년 작업이 아닐까 싶다.
처음 개인전의 출발점이기도 하며 데뷔 대표작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 판매가 될 뻔했던 것을 다시 사정하여 돌려받은 기억이 있다.
늘 이 작품은 비매로 개인소장을 하고 싶은 작품이다.
그 외에 2005년작 도시-공존 작업은 이미 판매가 되었는데 판매했던 것이 너무도 아쉬운 작품들 이었다. 외국 전시때도 그 작품 시리즈 요청이 많았었는데 그만큼 조형적으로 시각적으로 개념적으로 많이 몰입했던 작품들이다.
최근 작업들은 공력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더더욱 보내기 아쉬운 작업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2003년 국립현대 미술관 ‘진경-그 새로운 제안’ 전에 참여하게 되면서 데뷔를 했는데 결국 이 기점으로 석사와 박사 논문 또한 진경에 관한 것에 대해 쓰게 되었다. 2005년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주로 내가 삶을 이루는 공간에 대한 인식들에 대해 해석하는 작업을 시작하다가 2009년을 기점으로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장소를 구축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며 장소 안에서의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외부에 침범당하기 싫은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머물되(은거) 또한 외부를 완전히 단절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중적 심리(조망)를 동시에 가지는 인간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인간들은 그들이 속한 장소를 통해 그 안에 녹아들어 있는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엿본다. 처음에는 생경했던 하나의 공간은 인간이 그 안에 흡수되어 동화되면서 서서히 인간의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집은 지극히 인간들이 개입해 만든 사적 공간으로 내부에 거주하는 인간들의 확장공간이며 표현 방식이다. 우리는 이 공간에서 단순히 머무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주라는 직접체험을 통해 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간다.
주로 장소에서의 체험, 공간에서의 기억, 인간과 장소와의 관계 등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고 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최근 열린 개인전 ‘피어난 틈(2022)’는 ‘넘어진 자리’의 주제들에서 이어진 결과물이었다. 이제는 단순히 삶의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 안에 존재하는 대상들이, 그리고 그 대상의 만남 사이의 관계들이 나에게 하나씩 다가왔다. 존재들의 만남 사이에서 새로운 것이 피어났다.
그 균열 사이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겼고 어느덧 또 다른 가능성이 시작되고 있는 단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생겨났다.
결국 그 어떤 풍경도 결국 자신의 삶과 어우러져 체화된 풍경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련의 개인전들을 통해 나는 결국 나만의 진경(眞景)을 찾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찾아가는 여정 속에 놓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