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
석사
홍익대학교
회화
학사
대학교 때 마야 데렌의 오후의 올가미(Meshes of the Afternoon)를 보고 감명을 받아 일상 안에서의 초현실적 상황을 만드는 영상 작업에 열중하기도 하였고, 한강 유람선에서 프로젝트 구성원들과 물고기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그 밖에 여러 활동적인 프로젝트를 했는데, 이때의 경험들이 오랫동안 나와 나의 그림에 자양이 되었다. 현재는 주로 회화 작업을 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다.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많은 이들이 그렇듯,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자연스럽게 미대에 진학하게 되었다는 평범한 이야기다. 오히려 미술을 시작하는 것보다 계속 해 나가는 것에 더 의지가 필요한 것 같다.
Q. 추구하시는 작품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업을 모아 놓고 보면 관통하는 특징은 있는 것 같다. 그중 제일 뚜렷이 드러나는 것은 색인데, 그것은 내가 특정 색에 대한 편애가 있어서 그렇다. 터콰이즈 그린을 즐겨 쓰는데, 캔버스에 그 색을 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내내 불안하다. 그 색이 가진 상쾌함 때문인지 나에게는 일종의 해방감을 주는 색이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 장면이나 상황 안에 갑자기 끼어드는, 혹은 시치미를 떼고 끼어드는 어떤 물질, 그 물질이 일으키는 작용들, 그 작용들이 만들어 내는 또 다른 풍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누군가 어떤 장면을 특별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의 기억 혹은 무의식 속의 무언가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구체적인 대상일 수도 있고 추상적인 감정 덩어리일 수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가 받아들이는 풍경이란 제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건너온 온갖 것들과 현재가 뒤섞인 풍경이라는 것이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2008년도 작인 <Fish head>와 <Frogscape>를 보고 있으면 무엇인가 아련한 감정이 드는데, 그림을 그릴 당시의 기억, 그때 가졌던 감수성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 같다. <Fishscape>는 첫 개인전의 메인 작품이고, 개인전을 위해 떠났던 동생과의 좌충우돌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그 당시에는 좀 더 몽상가였다고 생각하는데, 위의 작품들은 그때 꿈꿨던 이미지들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예전에는 음반 가게를 즐겨 찾았는데, CD 자켓을 보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두세 시간을 보다가 한두 장의 CD를 사서 나오곤 했다. 같은 세대의 작가들이 그렇듯,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도 영감을 많이 얻었다. 요즘엔 텍스트를 보다가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주로 끄적인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몇 년 새 시각적으로나 개념적으로 무거워진 작품의 무게를 좀 덜어내고 싶다. 요즘은 드로잉을 많이 하고 있다. 모든 방향으로 생각을 열어 두려고 하고 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대중이라는 존재는 나에게 좀 추상적이다. 내 다음 전시를 기다린다거나, 나의 작품을 일부러 찾아 다니는 한 무리의 집단을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와 나의 작품의 과거와 현재를 알고 미래를 궁금해하는 한 사람 정도는 상정할 수 있겠다. 내가 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자아 도취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예술가로 차곡차곡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수영을 하고 있다. 일단 수영장 타일을 좋아하고, 워낙 물 속에 있는 것을 즐긴다. 아직 자세를 교정 받고 있는데, 내 몸을 세부적인 부분까지 점점 컨트롤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 좋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외 계층의 예술 교육에 관심이 많고, 수업도 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좀 더 커리어를 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