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고 예술대학 (영국)
MLitt Fine Art Painting Practice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
학사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
학사
< 음악번안시스템 > 2011~
조율된 소리의 집합이 음악이 되도록 하는 체계가 아름다웠다. 그래서 지나가는 시간을 멈춰 세우고 순간의 지속성을 기록하여 오래 보고 싶었다. 그렇게 지난 10년을 클래식 음악의 5가지(구획적, 변주곡, 푸가, 소나타, 자유형식) 기준에 따라 체계를 구축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유의미한 데이터(이미지 언어)를 수집하고 있다. 그리고 두 동강이 난 접시의 파편이 정확히 맞물리듯 이미지 조각을 음악의 잘린 면에 붙이기 위해 <음악번안시스템>을 고안하였다.
음악을 하나의 언어라고 본다면, 음악을 다른 언어로 기록하는 일은 외국어를 번역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추상예술인 음악을 구상적으로 옮기기 위해 필요한 장치와 절차가 있다. 시대, 작곡가, 작품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작업이 시작된다. 수집된 단서를 총체적으로 고려하면 표현방식이 결정되고, 그다음 연주가를 선별하여 그의 어법(아티큘레이션과 해석)을 기록한다. 연주된 소리의 음색과 음형을 기본적으로 변환하여 표기한 후, 음소 단위로 종합하는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소리의 집합은 문법의 틀 위에 올라 음악적 의미를 갖추게 된다. 한 문장의 시작과 끝을 구분하는 다양한 판단 기준이 있는데, 연주자의 들숨과 날숨을 듣고 나누면 쉽다. 정렬된 수평적 문장들에서 수직적 관계를 보는 것도 중요한 절차다. 이제 문장 간 여백을 조정하여 문단을 정리하고 전체 구조를 구상하는 것, 그리고 그 배열의 기준이 다음 작업의 길잡이가 되도록 대비하는 일련의 과정까지 통틀어 <음악번안시스템>에 포함된다.
< 평균율프로젝트 > 2016~
음악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J.S.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집 <The Well-Tempered Clavier>는 현재 통용되는 음계의 조율법인 평균율을 세상에 전했으며 인류의 음악적 원류를 담고 있다고 평가받을 만큼 음악사적, 학문적, 예술적으로 가장 위대한 음악 작품이다. 자연의 소리에서 착안해 아름다운 울림을 가졌으나 조바꿈과 합주 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순정률로부터 음악에 자유를 선사하기 위한 실험은 바흐 이전부터 시도되었으나, 바흐는 본 작품집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아름답게 평균율의 가능성과 합리성을 제시하였다. 장, 단조를 포함한 24개 모든 조성을 아울러 자유로운 전주곡Prelude과 엄격한 푸가Fugue를 한데 엮음으로써 바흐는 평균율이라는 실험에 거대한 온점을 찍게 되고, 세상은 음악의 새로운 체계를 수용하게 되었다. 음악가들은 자유와 창의를, 음악은 학문과 예술의 위대한 진보를 시작할 토양을 획득한 것이다.
그러나 바흐의 헌신과 위대한 예술적 성취에 비해 현재 접근 가능한 분석 자료가 많지 않고, 전곡을 연주하는 연주자도 희귀해져 간다. 어렵게 모은 기존 자료와 직접 청취 분석해 얻어낸 데이터를 종합하여 이 전집을 위한 체계적인 시각 자료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모든 조성을 다루는 작품이기 때문에 <음악번안시스템> 요소 중 하나인 음-색 규칙을 조성 기반으로 총정리하려는 목적도 있다.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이른바 절대음악으로, 감정을 절제하고 곡의 구성요소와 형식을 파악하며 음악을 들을 때에 비로소 그 아름다운 본질이 전해진다. 귀로만 들어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음악의 구조와 형식미를 <음악번안시스템>을 통해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감각의 대상은 뇌가 인지하는 범위만큼 알 수 있는 바_ 절대음악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 지적 만족을 충족시키고자 한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가장 행복하게 몰입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바흐 음악 데이터 기반 음악번안시스템, 절대추상예술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아노 연주 소리를 표현하기위해 수채기법을 선택합니다. 피아니스트가 녹음실이 아닌 청중 앞에서 건반을 누르는 순간 그것을 돌이킬 수 없듯이 제가 색 물방울을 종이에 떨어뜨리는 것은 마치 실시간으로 소리를 연주하는것입니다. 비록 그리는 시간이 음악이 흘러가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지만 음역, 음색, 음형, 음의 앞 뒤 맥락과 관계를 포괄적으로 고려하여 한 음 한음 연주하듯 음표를 그립니다. 이러한 과정을 고수하는 것은 작곡가의 의도와 그것을 해석해서 표현하는 연주자의 결정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천에 자수를 놓는것은 음악을 감상하는 공감각적 방법에 감각 하나 더 추가하기 위함입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바흐의 곡을 표현하기 위한 계산, 드로잉 기록들입니다.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안할때 그의 음악은 연구대상으로서 안정적입니다. 감정을 호소하거나 상황을 묘사하는 낭만적인 음악은 감각적, 경험적 해석만으로도 표현이 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바흐는 수학적인 계산과 과학적 방법으로 작곡을 했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으로 마디와 절을 분류할 수 있고, 여러 방법으로 분석하고 정리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개별화 방법을 심화시키도록 요구합니다. 저는 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정말 즐겁습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음악이론서, 음악 분석자료, 바흐의 모든 건반음악과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로잘린 투렉의 연주입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평생에 걸쳐 바흐의 건반음악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현재 WTC Project (J.S.Bach-The well-tempered clavier Book 1, 2)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시대 음악가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콘서트전시와 드로잉앨범 발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치열하게 작업해서 쉽게 보여주는 사람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빈티지 소품, 미색종이 격자노트 수집, 식물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