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현대미술 학사
공간을 회상해 그 시절의 상을 화면에 또 다른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점차 공간을 단순히 몸을 담는 상자가 아닌 풍성한 부피를 갖은 요동하는 상호적인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공간에 대한 시야가 확장되며 작품도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릴적 꿈은 마법사였습니다. 그러다 시각적으로 새로운 것을 표현해내는 그림이 마법같다고 느끼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작가가 꿈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작업하는 삶을 살겠다는 마음으로 예고와 미대를 진학했고 지금도 그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기억 속 집에 대한 인상을 더듬어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했으나 흘러간 시절은 보이지 않는 세계이다 보니 시공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했고, 여러 각도로 바라봐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점차 보이는 세계 너머 시공간의 실재에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와 관계맺고 상호적으로 존재하는 시공간은 우리의 인지의 폭보다 훨씬 입체적인 부피를 가지고 요동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인지 가능한 세계 너머를 공감각적으로 통찰하고, 일상의 여러 흔적을 통해 연상해 화면에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작업은 아주 일상적이며 동시에 미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로 캔버스에 유화를 사용합니다. 유화 물감은 불투명한 재료이지만 이를 투명한 느낌이 날 수 있게 겹쳐 사용하고 있습니다. 터치와 터치가 연계되어 화면을 연출하는 공간이 흐를 수 있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공간이기에 공간감을 표현하기 위해 모호한 경계로 색을 구성합니다. 공간 자체가 상호적으로 연계된 미지의 세계이기도 하고, 대각선이나 분명한 경계를 사용해 원근을 표현하면 공간의 크기가 가늠되기에 그것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래 겹쳐진 터치가 보일 수 있게 위에 터치를 닦아내거나 문지르는 등 자연스러운 층을 만들어 공간의 입체적인 부피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든 작품이 자식 같고 애착이 갑니다. 자기 복제적인 작업을 하지 않기 위해 표현하고 있는 대상를 보는 시선을 미시적으로, 거시적으로 혹은 물리적으로 확장해보기도 하고 터치를 쓰는 방법을 조금씩 변형하는 등 작업을 위해 탐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작품들이 조금씩 다른 빛깔을 가지고 있는데, 이 모든 흐름의 변화가 세상을 보는 시선에 대한 여러 제안이기에 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작품에 애착이 가고 특별하지만 동시에 다 마음에 완벽하게 드는 작품은 없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작업하게 됩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일상에서 사소하게 마주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갈래길이 나옵니다. 그 순간 과거의 경험이 저를 끌어당깁니다. 그 당김은 선명하지 않지만 존재감이 분명합니다. 혹은 누군가가 입고 있는 옷 색을 본 순간 그 색의 감성과 유사한 경험과 사건이 떠오릅니다. 그것은 굉장히 아픈 경험일 때도 있고 따뜻하고 슬플 때도 있습니다. 즉 저의 영감은 어디에서든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하나하나의 작품들이 과정 중 하나이며 작업의 방향은 제가 당장 무엇을 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자연의 흐름처럼 흘러가야지 어색하지 않은 작품이 나옵니다. 느리게 천천히 변할 것입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묵직한 산 같은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합니다. 지방이 많아지고 근육이 늘어지면 움직이기 싫어지고 동시에 뇌도 게을러 진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생각으로 운동을 중요시합니다. 그 외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