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수사과학대학원 법정의학과
석사
동아대학교
서양화
학사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정미진입니다. 졸업 후 우연한 기회로 미국에서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하게 되면서 한동안 일만 했었어요.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아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점점 더 '그리고 싶은 그림'에 대한 갈증이 커졌어요. 몇 년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다시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저의 성장기를 같이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문득 '20대엔 뭘 했었지?' 하고 생각해 보니 떠오르는 게 없었어요. 열정적으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후회했습니다. 지금 또 이렇게 일만 하다가 40-50대가 됐을 땐 내게 무엇이 남아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처절하게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보다 가난해졌고, 미래는 여전히 두렵긴 하지만 열심히 하면,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거라고 마음 다져가면서요.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 살면서 느낀 불안, 이질감 등을 익숙한 도시 속 빌딩이나 집, 사물들을 저만의 방식으로 재조합하여 새로 만들어낸 '도시'와 그곳에 사는 '괴물'들을 그렸습니다. 괴물은 제 모습이거나 다른 사람이기도 해요. 스스로가 이방인이라는 생각이 들 때, 왠지 모를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상상 속에서 그것들을 한 데 다 섞어 바닥에 후드득 쏟아낸 후 저만의 방식으로, 마치 레고조립하듯 조립하면서 불안을 해소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는 누구에게나 처음인 낯선 도시이죠.
매일 비슷한 일상이지만 결국 매일 다른 날인 것처럼 일상의 것들을 조금 다른 시선에서 보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꼴라그래피라고, 보드지 위에 꼴라주 작업을 해요. 잉킹하고 프레스기에 찍어내면 판화가 되는 건데 찍어내기 전 '판' 작업이 예쁘더라구요. 그래서 그때부터 점점 변형시켜가며 붙여볼 수 있는 건 다 붙여봤어요. 소재 질감 상관없이 제가 생각한 이미지에 맞으면 붙일 수 있는 건 다 붙여서 표현해요. 주로 박스, 테이프, 색지, 포장용지 같은 굳이 색채 작업 없이도 색과 텍스쳐가 표현되는 건 다 쓰고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판매된 그림인데, "robot sharp boy"라고 있어요. 그림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그 시점에 작업한 건데요 그 그림으로 GIAF 광화문 국제 아트페스티발에서 대상도 받고, 그 일을 계기로 갤러리에서 연락이 와서 처음으로 전시도 했었죠.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글쎄요 지금 작업실에서 거주도 하고 작업도 하는데,, 집순이라,,집에 있는 사물들, 아니면 음악 가사나, 영화에서 영감을 제일 많이 받는 거 같아요. 그리고 가끔 어떤 순간, 순간의 감정을 스냅사진처럼 머릿속에 저장해두고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도시괴물 열심히 작업했으니까 그들이 살고 있는 가상의 도시를 만들어내 보려구요!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그냥 재밌는 작업하는 작가요.
그리고 개인적으론 그냥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그림이 취미이자 일이자 생활입니다. 유일한 취미라면 넷플릭스 보면서 작업하기?ㅎㅎㅎ
넷플릭스 만세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상과 작업 활동의 균형 있는 삶을 유지하는 거요. 사실 불안정한 미래와 생활비 걱정 때문에 제가 그림을 놓게 될까 봐 겁이 날 때가 많아요. 당장 쓸 돈이 없고, 배가 고픈데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릴 의지는 없거든요. 매일이 일상과 그림 사이에서 흔들흔들 외줄 타기 하는 기분입니다. 아직은 중고신인 작가에 불과하지만 빠른 시일내에 안정적인 전업작가로의 삶을 꿈꿔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냥 '좋은 사람'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