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판화 학사
여행을 떠나 새로운 땅을 밟을 때,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릴 때, 두려움과 강박이 빛과 자유가 된다. 가보지 않은 길, 경험하지 않은 세계를 미지의 영역로 남겨둘 때, 세상은 불안한 곳이 된다. 나는 그 세상으로 들어가 여행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끊임없이 생각하고 느끼고 깨닫는다. 모호했던 세상은 명료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나는 불안으로부터 해방된다. 걷기와 그리기를 계속해야 한다. 유한한 존재인 내가 닿을 수 있는 자유의 끝이 어디인지 가보고 싶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사회에 적응하며 사는 것과 나를 발견하며 사는 것 중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살것인지 선택해야하는 상황에서 후자 쪽이 제 성향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학부 졸업 때 교수님께서 작가 생활이 제 성향과 맞다고 지도해주셨고 저 또한 그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 때문에 취업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한달 간의 회사 생활 후, 나의 운명을 작가로서의 삶에 걸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에서 나온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선 제가 그린 그림을 통해 다양한 풍경과 이미지에 관한 다채로운 간접경험을 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제가 여행과 그림을 세상과 삶을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하기에, 작업 과정에서 얻은 통찰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빛과 따뜻함, 확장, 자유와 같은 키워드들이 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작업을 하는편인데요. 시작 단계에서의 긴장감이 몰입단계에 이르러 완화되고 하나의 작품이 끝나기까지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그림판이 인생의 축소판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어우러져 하나의 결과물이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삶의 신비를 느끼는 시간이 좋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대학교 4학년 때 그린 '지하철'이라는 동판화 작업입니다.그 작품을 통해 그림으로 다른 사람과 교감을 할 수 있음을 경험했습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책을 읽을 때, 산책을 할 때, 대화할 때, 새로운 영역을 배울 때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사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영감은 불쑥 찾아오기 때문에 일상 전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까지 작업해오던 ‘여행’을 주제로 더 다양한 재료와 다양한 크기로, 또 더 깊은 내용을 담아 작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여행이라는 소재에 충분히 머물렀다고 생각할 때 다음 관심 주제로 옮겨갈 것 같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행복한 작가로, 대중과 교감하며 좋은 생각과 좋은 에너지를 나누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제 작품을 감상하면서 개인의 삶에서 엉켜있는 생각과 마음이 풀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베이킹과 드립커피, 요가를 좋아합니다. 빵을 좋아해서 베이킹을 시작했고, 사람들과 정을 나누기에도 좋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드립커피는 짧은 시간 동안 마음이 정화되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요가는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어깨를 많이 쓰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품 활동은 주로 혼자 시간을 보내는 활동인데, 개인화되어 가는 사회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것 같아서 사람들을 만나고 모일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또한 드로잉 수업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림이라는 영역에 대해 어려워하지 않고 그림 그리는 즐거움, 감상하는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드로잉 선생님의 역할을 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