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
석사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조형대학 애니메이션
학사
제 작업을 글의 종류로 치자면, 그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은 에세이 같다고나 할까요. 저는 학교, 집, 늘 오가는 거리 등의 일상적인 공간에 있을 때 떠오르는 작은 느낌이나 생각, 상상 등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날의 기분이나 생각에 따라서 익숙한 풍경도 평소와는 매우 다르게 느껴집니다. 꽃으로 예를 들면, 활짝 핀 꽃을 봤을 때도 슬플 때와 기쁠 때 보는 것은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때로는 꽃이 음산하게 느껴지며 엉뚱한 상상이 스며들기도 하고요. 삶이란 어쩌면 이런 꽃 같은 것일지도, 라는 직관적인 느낌이나 통찰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 미묘한 정서를 포착하려 합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중학생 때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고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굉장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도 그런 굉장한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었죠. 회화 작가인 드가, 마티스, 마크 로스코, 앤드류 와이어스나 설치 작가인 안토니 곰리처럼 조형적으로 완벽하게 아름다우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한 순간 결심한 것은 아니에요. 그만둘까? 계속할까를 고민하던 중에 애니메이션, 영화, 만화, 음악, 회화 작가들의 숱한 작품을 접하고 영감을 받으면서 조금씩 결심을 굳혀갔던 것 같고, 디자인 회사까지 다녀보며 진로 때문에 좌충우돌 해보고 나서야 작업할 때가 제일 낫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삶에 대한 저의 여러가지 느낌, 감정, 생각입니다. 집으로 향하는 어떤 순간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황홀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아프고 고독하기도 하고, 또 희망에 차서 앞으로 나아가려 노력해보기도 하고, 뭔가를 계속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공간과 사람, 사물을 통해 표현하려 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루엣 등의 네거티브와 파지티브 형태를 한 화면에 함께 즐겨 씁니다. 조형적으로 흥미로운 표현법이기도 하고요. 현실적인 느낌이 아닌, 개인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을 내는데 알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주 쓰는 것 같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그림 한 점 그리는데 보통 에너지가 드는 것이 아니라서 모두 다 특별하지만, 굳이 꼽는다면 Red light#3이 애착이 갑니다. 배경은 그때 제가 살던 아파트 경비실이에요. 석사학위 청구전을 앞두고 작업에 매진하느라 늘 밤늦게 집에 들어갔는데, 아파트 단지는 컴컴하고 경비실에만 불빛이 형형해서 늘 보던 곳인데도 낯선 곳에 뚝 떨어져있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 비현실적인 느낌이 오묘하게 표현되어서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학교, 집, 행인, 늘 지나가는 길 등 일상 생활에서 마주치는 그 모든 것들에 영감을 얻습니다. 특히 불빛이나 불꽃 등 특정한 시간이나 순간에 잠시 반짝이는 것들을 보면 참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이 온 몸에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불빛이 삶에 대한 은유로 느껴질 때도 있고요. 그럴 때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나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요즘 나무나 꽃에 부쩍 눈길이 가는데, 그걸 대상으로 표현할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꽃을 그리는 게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매우 아름다워보여요. 지금은 이야기도 쓰고 있어서 만화나 노블 그래픽, 일러스트 등의 형태로 표현될 것 같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독창적이고 멋진,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굉장한 영광일 것 같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다른 사람들의 창작물을 감상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