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회화 석사
오랫동안 시를 쓰며 언어로 집을 짓던 내가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하고픈 얘기가 많아 하다 보면 화면이 꽉 차게 된다. 어느 순간 꽉 채워진 그림에서 답답함을 느끼게 되어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다. 비우는 과정이 더 어렵지만 비우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그림은 자신의 솔직한 고백인 것 같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글을 쓰며 글로써 표현하지 못한 아쉬움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붓을 잡았고, 어릴 적 꿈인 그림 그리는 일, 더 늦기 전에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번잡한 수식은 일절 생략한 채 형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이미지만을 표현하고자 했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감상자 자신의 개인적인 추억과 결부시킬 수 있도록 친근함과 따뜻함을 표현하였다. 서양의 원근법 등에 의한 외관을 중시하는 그림의 틀에서 벗어나 형식이 사라진 사각의 캔버스 위에서 자연스럽게 시와 한국적 정서를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통하고자 했다.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 잡고 있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정감 어린 이미지들을 마치 시를 쓰듯 감각적 현실의 재현이나 미술사적 접근이라기보다는 우리 주변에 있는 가족 등 자신의 삶과 관련된 어릴 적 소중한 추억 등을 시적 언어로 그려 내려 했다. 결국 시가 느낌을 통해 보는 경지로 나아간 것이 시중유화이며, 회화가 보는 것으로부터 느끼는 대로 나아간 것이 화중유시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림은 시(詩)인 듯 그림(畵)인,그림(畵)인 듯 시(詩)인 , 시중유화 화중유시(詩中有畵 畵中有詩)를 추구한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로 마띠에르 작업을 하는데 모델링페스트,핸디코트 등으로 밑 작업을 한 후, 화면을 구축하고 해체와 중첩을 반복한다. 경계와 경계를 흐림으로써 경직됨 없이 모호하고 유연하게 화면구성을 한다. 그 위에 여러 재료가 있지만 특히 한지와 종이 죽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의 어느 곳이든 뿌리를 내리고 이어져온 닥나무의 추출된 재료로써 어려운 공정을 거쳐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여겨지는 안타까움에 비롯됐다. 또한 한지는 동양적인 재료인데다 재료가 지닌 특성이 강인하고 부드러운, 한국의 어머니를 닮아 있기 때문이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김기림시인의 “바다와 나비” 시를 읽고 영감을 받아 처음으로 한 회화 작업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글이나 풍경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나의 삶과 주변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이 누구인가 깨닫는 과정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 지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산 것은 아니었나 하는 반성과 함께, 삶에 대한 깊이를 작업 방향으로 삼고 싶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시처럼 맑고 담백한,따뜻하고 서정적인 그림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한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산에 올라가 풍경을 한 눈에 가득 담기,명상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와 그림을 담은 시화집을 낼 예정이자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