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동양화
석사
서울대학교
동양화
학사
작은 하나 하나들이 모여 큰 하나가 되었고, 큰 하나는 다시 작은 하나가 되어 다른 하나들과 새로운 큰 하나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모여 하나가 되었다.
안녕하세요. 이야기하고 싶은 작가 권혜정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글쎄요.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특정한 시점이나 계기가 있거나 하지는 않아요. 저에게 이 질문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묻는 것과 같은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게 된 데에는 계기가 없었거든요(웃음). 하지만 열살 무렵에 한 작품을 보고 그림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도 있구나라고 정말 놀랐던 적이 있어요. 어느 작가의 어떤 그림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의 충격과 감동이 여전히 떠오르는 것을 보면 그 경험이 무의식에서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네요.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관계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관계성이라는 단어가 모호할 수 있겠네요. 저는 작은 각각의 사물이나 사건, 경험, 환경 등의 요소들이 모여 한 사람을 구성해내고 그 사람들이 모여 사회가 만들어지듯이, 작은 하나하나의 무언가들이 모여 점차 큰 하나를 구성해가며 그 모든 순환과 관계 속에 이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있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로 동양화 재료를 사용한 채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담고자하는 바가 있을 때 색이 차지하는 비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특히 동양화 재료를 통해서만 구현될 수 있는 고유의 맑고 투명하게 스며드는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새로운 재료를 다루는 것도 좋아해서 항상 여러 재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려고 시도하는 편이에요.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든 그림이 소중하고 애착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순박-털별꽃아재비〉 작업이에요. 2013년에 진행했던 작업인데, 지친 일상에 들꽃이 주는 위로를 주제로 한 그림이에요. 지금 진행하는 작업들과는 많이 다르지만, 아무래도 슬럼프에 빠졌던 시기에 다시 붓을 잡게 해주었던 그림이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네요.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온갖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지나가다 우연히 본 풍경에서 얻기도 하죠. 그림이 아닌 다른 분야를 도전해 보면서 그로부터 새롭게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한 때는 연극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작업이란게 결국에 그림이라는 시각적 언어로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거니까요. 더 많은 경험을 할수록 더욱 풍성한 그림이 나오겠죠?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항상 그림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싶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정말 어렵다고도 느끼지만요. 앞으로도 그림에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는 작업을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대중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 보다 마음에 남는 것으로 기억되고 싶네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한 작업의 작가로 남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신기해 보이거나 새로워 보이는 활동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요. 위에 언급했듯이 직접 연극을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하고, 해금도 켜고,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재봉틀로 무언가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최근에는 한복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고전 중이에요.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음..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 지금에 충실하게 살고 싶어요. 즐겁고, 힘들고, 기쁘고, 슬프고, 그렇게 오늘을 꽉 차게 보낼 수 있다면 언젠가 오늘이 옛날이 되었을 때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