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시각정보디자인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회화·판화, 미술사
학사
안녕하세요. Visual Story- 그림이야기 작업을 하는 서선경입니다.
제가 느끼고 상상하는 다양한 것들을 저만의 조형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을 졸업하고는 작업이라는 것이 참 막막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미술관련 플랫폼이 다양하지도,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대학은 너무 현학적으로 느껴졌으니까요. 어떻게 해야 작가가 되는지도 몰랐고 그림을 계속하는 것이 맞는 건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은 시각디자인과로 갔고 거기서 이미지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림도 결국 이미지인데, 이미지를 보는 방법을 다양한 디자인작업과 개인작업을 통해 공부하였고, 몇 년간은 미술과 상관없는 회사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은 제가 계속해야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스스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공부했던 그림이었고 미술관련 일을 하며 작업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대학시절 크리틱 시간엔 자기의 그림을 설명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때 다른 사람들의 설명을 들으며 생각했던 것은 어떻게 저렇게 철학적일 수가 있는지, 어려운 용어가 필요한 것인지, 나도 저렇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림이 정말 그렇게 느껴지는지…그런 것들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 된 것처럼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런 의미로 그린 것이 아니라 마음이 그렇게 그리고 싶어서 그렇게 그린 것인데 의미를 찾아서 붙여야 하는 것인가에 의문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공부하며 알게 된 것은 그림에는 그러한 의미내용뿐만 아니라 그림만이 갖고 있는 감성적인 내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림이 소설이나 시, 무용, 영화 등의 장르와 다른 특성이 있는 것이고 그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같은 대상을 그려도 작가마다 다른 조형으로 표현 되는 것은 그 작가만의 감성이 다른 것이 하나의 이유였고 저는 저의 감성의 형태를 찾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꽃을 그리던, 사람을 그리던, 혹은 어떤 느낌을 추상적으로 그리던 저만이 가진 느낌, “아 저 작가의 그림이구나”를 느낄 수 있는 조형요소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림에는 그러한 내용적인 의미와 감성적인 느낌이 섞일 수 밖에 없지만, 저는 ‘무엇을 주장’ 혹은 ‘설명’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일상적으로 보는 대상의 형태, 컬러, 느낌이나 혹은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분위기나 소리, 향, 촉감, 그로 말미암은 상상들을 저의 스타일대로 표현해보고자 하는 실험입니다. 그래서 매 작업은 새로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매 작업마다 화면에 다른 문제를 내고 그것을 풀어갑니다. 새로운 화면에 어떻게 면과 선, 색과 명암, 크기와 밀도와 농담의 차이 등을 조화롭게 나의 감성적인 기준에 맞추어 조절하는지가 작업의 과정이 됩니다. 그것은 계획적이기 보다는 본성적, 감성적, 즉흥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저의 내면의 특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소재나 그림의 패턴 같은 것을 반복하기보다는 제가 만들어가는 조형요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작품을 통해 드러나길 바랍니다. 흔들리는 잎, 귓가의 풍경소리, 혹은 옷자락이 날리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바람의 성격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저의 감성, 내면의 모양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그것을 ‘Visual Story- 그림이야기’라고 명명하고 각 작품마다 소제목을 달아 작품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고 연상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살아갑니다. 작품은 표현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의 간극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간극은 관람자의 지나온 시간과 기억, 상상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합니다. 사람들이 본인의 그림을 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감성을 자극 받길 바랍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크릴을 다양한 미디움을 섞어서 쓰고 드로잉 재료로는 오일파스텔, 오일 바 등을 주로 씁니다. 다양한 칼라가 레이어드되어 비치는 효과나 나이프 등으로 긁어 표현하기에 아크릴이 효과적이고 즉흥적인 감정, 드로잉을 표현하기에는 아크릴과 함께 쓰기에 오일파스텔, 오일바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화면은 초기작은 구상적인 형상이 많이 드러났는데 뒤로 갈수록 추상적인 요소만 가지고 화면을 구성하는 작품이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추상이 갖는 상상의 공간이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든 작품마다 그렸던 때의 느낌, 생각들이 떠올라 다 애착이 갑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음악을 듣거나 어떤 대상을 보거나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혹은 다양한 이미지를 보면서 떠오르는 상상 등….입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당분간은 지속해오던 작품을 하겠지만 계속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캔버스 외 다양한 모양의 바탕에도 작업을 해보고 싶고요. 제가 생각하는 ‘나의’ 그림이라는 스타일이나 틀을 벗어나봐야겠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럼 또 다른 시각적인 결과가 나오겠지요? 그런걸 즐겨 해야 하는 게 작가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그 사람의 그림만이 가진 세계가 있어! 이런 것이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보면 그런 것들을 느끼거든요. 클레나 미로나…그런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세계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특별히 취미 활동이라고 할 건 없고 그냥 음악 듣고 책보고 걷고, 상상하고 그런 걸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