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서양화 학사
복잡한 삶을 더욱더 단순하게, 정확하게 보려합니다. 제가 주목한 대상들은 무언가 부족하고 불안하며, 미숙한 것들입니다. 저는 그것에서 거침없는 태도, 순수함, 유머 그리고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삶은 복잡하게 얽혀있고 그것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는 너무 말이 많아 의식을 숨죽이게 합니다. 우리의 의식을 숨쉬게 하는 것. 겉보다는 그것의 본질에 집중하는것. 그것이 작가로서 지향하는 삶이자 작업의 방향입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작업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에만 몰두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했을 때 비로소 내가 작업하는 것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몰입’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생각하는데, 유일하게 몰입하는 순간이 작업 할 때입니다. 한때는 좋은 작업, 좋은 작가의 기준을 두고 고민했기에 작가의 길이 어렵기만 하고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저 작업 자체가 좋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주변 환경을 바라보고 나만의 색을 찾아가는 여정은 험난하지만 나 자신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임이 분명합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작품을 통해 뚜렷한 말을 하기 보다는 관람자가 현실에서 지나칠 수 있었던 대상이나 상황을 다시금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듭니다. 제가 관찰하는 것들은 일상의 주변에서 벌어집니다. 늘 그 자리에 있어 모르지만 소중한것, 기억 속에 잊혀지는 찰나의 순간들입니다. 그것들은 무언가를 말하기 보다는 나 여기 있다고 시선을 이끌 뿐입니다.
최근의 작업은 어제와 오늘이 다른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치열하고 불안한 현실이 투영되었습니다. 고속도로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닭장차를 관찰한 <휘잉휘잉>은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나의 상황이 포함되며, 잦은 이사와 이동상황, 정착하지 못하고 달려야만 하는 일상의 고군분투, 알 수 없는 종착지와 앞 날, 그럼에도 잃지 않으려는 유머 등을 보여줍니다. 같은 시기의 작품들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이루어지며 일상 속에서 마주친 대상을 통해 불안한 현실과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보여주며 그 안의 위트와 존재의 이유를 찾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색을 중요시 하며 불필요한 요소는 그리지 않는 대신 깊이 있는 배경표현에 중점을 둡니다. 단순하고 명료한것.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형식입니다. 말이 많지 않지만 의미를 알 수 있고 말투에서 진정성과 위트가 묻어 나오는 사람, 꾸밈이 없고 더 알고싶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지향점이 작품에서 제가 추구하는 형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아버지가 저를 그려준 첫 드로잉을 작품화한 <Darling>과 제가 저의 가족을 생각하며 작업한 <2인용 소파>입니다. 그림을 배우지 못한 아버지와 거침없이 그려나가고 성장하는 아들의 드로잉에서 출발한 두 작품이 애착이 갑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거침이 없는 아이의 그리기 모습, 자연, 일상에서 마주치는 불안, 외로움, 단순한 형태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이 시대를 한창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세대로서 느끼는 바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시대를 관통하는 의미를 찾고 고민이나 두려움 없이 많은 작품을 하는 것이 가까운 목표입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치열함과 진정성이 깃든 작업. 울림이 있는 작품.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늘 예전에 했던 클래식기타를 다시 연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소설책을 읽을 시간을 만들거나,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