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메타디자인 석사
허지나는 독특한 기법과 감성적 표현으로 고정관념의 시선 속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는 스크래치 보드 위 동물들을 통해 개인 혹은 사회의 내면을 담아내고 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을 졸업하기 전, 출력소에 갔다가 출판물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는 일을 의뢰 받게 되면서 그림 그리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대학원 진학하면서부터 예술 그림책을 공부하며 작업하였지만 좀 더 깊이 있는 작업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학원 진학 과정에서 뉴욕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때부터 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고, 작가로서 제가 추구하는 작업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후 한국에 들어와 첫 개인전을 열게 되었고 작가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화폭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이항대립이라는 철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미묘한 관계, 심리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생명의 의미를 알기에 죽음을 이해하고, 빛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어둠을 인지합니다.. 이항대립은 이렇듯 우리가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만, 절대적일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선을 통해 악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과연 무조건적인 절대선과 절대악이 존재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항대립을 통해 세상을 규정짓고 이해할 수 있지만, 그를 통해 고정관념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내면을 다양한 소재들: 서로간의 관계, 내면과 외면 등 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크래치 위 복합재료로 작업을 하는데, 스크래치는 긁어내어 표현 하는 기법으로 터치마다 그 흔적이 모두 살아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한번 지나간 흔적은 복구 할 수 없는 섬세하고 엣지가 살아 있는 작업인데, 저는 이 특징을 살려 판화와는 다른 저만의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혹, 판화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 보면 판화와는 전혀 느낌을 받으실꺼예요. 에디션도 당연히 없구요.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숨바꼭질(2016)’작품입니다. 제가 숨바꼭질을 주제로 잡은 이유는, 인생은 숨바꼭질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우리는 사회 속 에서 각자의 부분만을 보고 판단하며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 속에 토끼도 자신의 일부분만 보여주고 있지만,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결국 우리 모두가 이와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제작했던 작품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저는 사람들의 이야기나 경험에서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영감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주변을 주의 깊게 관찰하려 합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기존에는 블랙을 기반으로 마블링이나 패브릭 페이퍼를 붙이는 실험들을 했는데, 색을 입혀 더 다양하고 풍성하게 표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라이트(조명) 작업 형태를 이용해 이중성에 대한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블랙에 갇혀 있지 않고 더 다양한 색감과 실험을 통해 확장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따뜻한 마음과 감성을 지닌 작가, 보고 있으면 좋은 기운을 주는 작가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저에게 예술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20대의 시절, 정말 열심히 보컬리스트 활동도 기타도 미디도 열심히 배웠었습니다. 지금은 그만큼 집중하며 할 수 없지만, 시간이 나면 공연도 보고 직접 음악도 만들어보고 합니다. 이제는 혼자 듣고 부르고 만들지만 즐기면서 할 수 있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