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동양화
박사
서울대학교
동양화
석사
서울대학교
동양화
학사
그림그리는 이호욱입니다. 사회구조 안에서 개인이 사유하는 감각과 체험, 사건과 이야기들을 수묵과 구겨진 한지의 장면으로 조합한 풍경 이미지에 은유적으로 녹여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딱히 '난 꼭 작가가 되어야겠다' 라고 결심한 적은 없었고 그냥 그리고, 전시하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제게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한 거 같습니다. 아마 미술을 하기로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고교2학년 때 미대로의 진학을 고심 끝에 홀로 결정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위의 소개들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사회구조 안에서 우리들이 경험하고 있는 모든 감각과 이야기들을 저만의 기법으로 만든 한지 위에 수묵의 흑백 이미지로 은유적으로 녹여내어 표현하고자 합니다. 작품 안에서 보이는 구겨진 하늘의 장면은 저 자신의 감정이 내보여진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관람자들이 대할 때 그려진 장면 이외의 다른 이미지들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하늘의 구름일 수도, 우리의 긴 한숨이나 여유로운 숨결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것을 보며 산의 능선이나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작품을 제작할 때 장지(2합지)라 불리는 한지를 손으로 구긴 후 그 위에 미리 만들어둔 물감 물을 흩뿌리고 그것을 다시 평평하게 판넬에 부착하여 구겨진 느낌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위에 수묵, 그 중에서도 농묵(濃墨)이라는 매우 강한 먹빛의 단계로 그리는데, 배경 종이와 어울리는 풍경과 풍광이 장면을 골라 모필을 이용하여 그립니다. 배경 종이를 만들다 보면 이 느낌에는 어떤 장면을 그리는 게 어울리겠다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바로 그리고, 아니면 천천히 시간을 갖고서 서로의 이미지가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잘 말해줄 수 있도록 숙고한 후 조합 및 진행을 하는 편입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그림을 그려 완성하고 보면 아, 이건 좀 잘 나왔다 싶은 그림이 있고 그런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그림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그림은 2016년에 제작했었던 ‘오솔길1’이라는 작품과 2018년에 그린 ‘설 상1’이라는 작품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배경 종이를 만들 때 종이를 구겨 물감을 흩뿌리는 과정에서 심상이 떠올랐던 적이 많습니다. 혹은 만든 종이를 판넬에 붙여 작업실에 여기저기 세워두고 계속 보면서 다니다 보면 문득 떠오를 때도 있구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풍경 이미지 안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녹여내려고 하다 보니 단순한 이미지 하나만을 좇기보다는 좀 더 다양한 시각과 감각들로 주변을 접근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향후 작업도 지금 작업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 하고, 지금까지 외부의 풍경, 풍광의 모습에 치중하였다면 앞으로는 실내의 장면과 풍경들도 조금씩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들을 좀 더 만족스러운 은유의 방식으로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보편적인 그림, 그 중에서도 한국화 중에 좀 색다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정도, 그리고 눈에 확 띄진 않지만 들여다볼수록 이야기가 느껴지고 여운이 쌓이는 작품의 작가로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현재 육아로 바쁜 몸이라 별다른 취미를 낼 여유가 없습니다. 사진을 좋아해서 여행을 다니며 촬영하는 걸 좋아하고 그 외로 자동차도 좋아하는데 이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취미라 그저 유명 리뷰어가 쓴 글로 대신 만족하고 있는 편입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가가 작업으로만 생계를 유지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관련된 직업을 갖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인데, 아무래도 미술교육과 관련된 안정된 직업을 갖는 것이 목표이자 현실적인 소망이고 또 그림을 그리는 것만큼이나 그림을 가르치는 일에 매우 큰 성취와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단지 입시의 목적이나, 혹은 부모의 욕심이 아닌 스스로의 다짐과 소망으로서 그림에 매진하여 향후 훌륭한 작가가 된다면 매우 행복할 거 같습니다. 그런 제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제 또다른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