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졸업 석사
빈약한 예술에 대한 나의 편견이 무질서한 혼돈의 공간에 허상이었음을...
주체적 자아를 찾기 위한 치열한 시간은 기억의 벽에 머물고, 끊임없는 사유는 인간의 기본에 충실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흙은 나를 다시 숨쉬게 한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고대는 물성에의 유사접근으로 무엇인가를 그리고, 근대로 들어오며 차별화된 창의적 표현을 고민하며 어떻게를 생각했다면,
현대에 들어서며 대상의 재현이 아닌 작가의 내면을 사유와 성찰을 거친 정수로 환원시키며 “왜”라는 화두를 던진다.
볏짚의 예술적 순환...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인구의 증가와 인간과 자연이 지속적으로 함께 존재해야 함에 자원은 고갈되어 가고,
현대인들의 도시적 삶 속에 인간은 외롭고, 고단한 몸과 마음을 풍족한 현대 물질문명 속에 더욱 고립시킨다.
어릴적 시골 할아버지의 흙집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 당시는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흙으로 담을 쌓아 집을 지었다고 한다.
담벼락의 흙에 ‘삐쭉’하게 나온 것이 있어 물어보니, ‘지푸라기’라고 하셨다.
‘왜’라는 질문에 담벼락이 ’숨을 쉰다‘는 것 이었다. 당시는 ‘신기하다’라는 생각으로 끝났던 일인데...
세월이 흘러 무질서한 혼돈의 공간에, 고독한 도시적 삶에 지쳐 숨이 막힐 것 같은 지금, 나를 다시 숨쉬게 한다.
그래서 어릴적 담벼락의 이미지를 만들어 형상화하고 싶었다. 물성을 통해서 형태화 되는 과정 자체를 호흡의 속도와 비교해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호흡이 순간적이고 빠른 것처럼 생각이나 기억이 구현되는 것도 빠르고 순간적이다.
물질의 전이 상태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매체인 볏짚 오브제가 되는 모든 과정이 인생의 순환, 자연이 순환하는 방식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덧없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강렬한 형태와 아이텐티티를 지니고 있다.
남은 것들의 흔적을 찾아, 표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며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변덕스럽고 연약한 작업의 맥락 안에서, 늘 시간의 시험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이 순간에도...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흙으로 담을 쌓아 집을 지을 때 흙으로 만 쌓으면 쉽게 무너지니까 지푸라기를 흙에 섞어 흙담을 쌓았다고 합니다.
지푸라기가 서로 얼기설기 엉겨서 담이 잘 무너지지 않았고 통풍도 잘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지푸라기의 엉김은 우리의 서로가 서로에게 독립적인 존재임과 동시에 인간관계 속에 종속된 운명공동체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는 관계형성을 이야기합니다.
또한 지푸라기를 통해 흙담이 숨을 쉴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한 번의 긴 호흡으로 삶을 승화시켜 보자는 의미로 지푸라기라는 물성을 현대미술로 형상화시켜 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의도된 것과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된 것 같은 작품 안의 재구성이 늘 작업을 설레게 합니다.
지푸라기로 오부제를 하면서 질감과 밀도를 높이기 위해 채색과 샌딩을 번갈아하면서 작품의 공력을 높여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