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bus College of Art and Design Fine Art 학사
<우주>
오래 전부터 인간들이 가진 우주와 인류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류 문명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고 수 많은 창작물들의 오브제가 되어주었다.
우주는 과학적으로 또 철학적으로 이 세상 만물의 근원이라 할 수 있으며 누군가는 이 자체를 신의 존재라 여길 만큼 성스러운 시공간의 총체라 말할 수 있다.
전 세계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발전해온 인간들이지만 어디서든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우주의 실체, 나는 이 불가사의하고 비밀에 싸여있는 주제를 장난스러운 그림으로 만든다.
<토끼>
‘달나라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 역사 속 여러 우주에 관한 인간의 공상 중 가장 귀여운 공상일 것이다. 나에게 이런 발칙한 공상은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좋은 재료가 되어 주었다. 이 동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토끼 그리고 우주에 대한 인간의 공상의 상징인 외계 우주선 모양의 기호들을 작품을 완성 시킬 부품 혹은 퍼즐 조각처럼 사용하여 작업을 이어 간다.
<드로잉>
내가 학창 시절에 교과서나 책상 위에 습관적으로 하던 낙서는 나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 당시에도 이미 우주와 인류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내 안에 존재했고, 그 호기심은 내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그러한 낙서들은 무작정 펼쳐진 종이나 교과서 페이지에 이어져 나가는, 맥락없고 연속적인 드로잉으로 이어졌다.
작품속 드로잉들은 개연성과 논리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 안에는 내 안의 세계가 담겨있다. 이는 나의 공상이 어떠한 제약 없이 펼쳐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자유롭게 나의 상상력을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나의 공상 속으로 들어와 자유롭게 유랑하고 각자만의 해석과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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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업은 어떠한 형식적인 제약 없이, 자유로운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것은 나의 작품이 보는 이에게 새로운 경험과 발견을 안겨주는 것이며,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자의 상상력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읽힐 것이다. 나는 항상 이러한 작업 방식을 유지하고 싶다. 이것이 나의 작업이 가진 본질이며, 나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와 해석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딱히 하고 싶은 이야기,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다. 보여주고 싶은 그림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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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미술을 좋아하거나 그림을 잘 그리면 대개 미술학원을 다니며 입시 준비를 하게 됩니다. 저 역시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 다른 아이들처럼 미술학원을 다니며 정해진 형식과 방법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레 미술을 대하는 제 태도도 점점 틀에 맞춰져 갔습니다. 그러던 중, 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통해 뉴욕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 여행이 제게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는 미술학원에서 수채화와 소묘를 배우고, 집과 학교에서는 만화를 따라 그리며 공책에 낙서를 하던 것이 제가 알던 미술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뉴욕 여행 중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모마(MoMA)등 여러 뮤지엄들를 방문하면서, 제가 알던 미술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본 작품들은 규모와 에너지에서 압도적이었고, 그 공간 전체가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록 그때 봤던 작품들이 구체적으로 누구의 작품인지, 어떤 작품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히 그 경험 이후로 제가 이해하는 미술의 세계가 더 이상 미술학원과 내 공책 안에만 머물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제게도 그 공간의 작품들과 같은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만화나 일러스트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났습니다. 이후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저는 아트 뮤지엄을 자주 방문하며 미술과 더 깊이 교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학원에서 틀에 박힌 입시 미술을 배우는 대신, 캐나다에서는 자유롭게 다양한 형식으로 그림을 그리며 저만의 취향이 반영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미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들이 예술가로서의 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콜럼버스 미술대학에 진학해 Fine Art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과에 그래피티를 즐기며 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의 소개로 동네에서 함께 그래피티를 하는 다른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한국과 북미에서의 미술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더욱 명확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미술이 주로 학습과 훈련의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북미에서는 미술이 놀이이자 자아 표현의 영역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그래피티를 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더 확고해졌습니다. 그들은 그래피티를 단순한 낙서가 아닌 자신만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으로 여기고, 이를 통해 자아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그들에게 미술은 놀이의 연장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미술을 즐기며, 이러한 놀이로서의 접근이 그들의 창의성을 더욱 자극한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지역을 다니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어느 도시를 가든 다양한 그래피티 같은 반달리즘 예술이나 뮤럴 아트 같은 거리 예술이 곳곳에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모습으로, 거리 예술이 도시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피티를 하던 제 친구들 역시 어린 시절부터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래피티를 하며 놀았다고 했고, 그런 친구들은 어느 동네, 어느 학교를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이 그곳을 예술과 일상의 경계, 그리고 예술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한 세계로 느끼게 했습니다.
이 경험은 제 작품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에서의 전통적인 미술 교육과는 달리, 저는 보다 자유롭고 유희적인 접근 방식을 경험하면서 미술을 통해 저의 생각과 감정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과정 자체를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졌습니다. 이후 제 작품에는 이러한 자율성과 창의성, 그리고 놀이로서의 미술이 반영되었습니다. 예술을 통한 자아 표현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즐거움 역시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되었고, 이는 제 작품을 더욱 다채롭고 풍부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들을 작업 안에서 융합함으로써, 예술적 표현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한국에서 미술학원을 다니며 만화 작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거리의 벽에 스프레이를 뿌리기보다는 책상과 책에 펜으로 낙서를 하곤 했고, 만화를 좋아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미술학원에서 소묘와 수채화를 배우며 보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의 학창 시절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이 융합되며, 저만의 새로운 미술적 탐험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제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요소들은 이러한 탐험의 결과물입니다. 그림 속 인물들의 모습은 어린 시절 만화와 일러스트를 열심히 따라 그리던 그림체를 유지하고 있으며, 논리나 개연성이 없는 불규칙적인 드로잉은 책상과 교과서에 낙서를 하던 시절의 태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품의 전체적인 밑바탕은 미국의 거리 예술로부터 영향을 받아, 도시의 다양한 질감들이 드러납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학교 안의 미술과 미국에서 경험한 거리 예술을 통해 얻은 언어로, 저만의 예술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통합하며, 미술의 다양성을 탐구하는 것이 제 작업의 핵심입니다.
많은 도시에서 거리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특히 그래피티나 벽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번 그려지고 지워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보면 우연히 탄생하는 독특한 벽의 이미지를 만나게 됩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건물의 균열이나 빛바램과 같은 요소들이 이러한 그래피티와 어우러져, 그 자체로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이미지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지나가다 어떤 벽의 일부분을 떼어내어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이러한 이미지들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작품의 질감 표현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벽들에서 느꼈던 질감들을 재해석하여, 캔버스나 종이 등 다양한 매체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완성된 그림 위에 다른 색의 물감을 덧칠하고, 일부는 덮인 색 위로 희미하게 보이도록 하거나 텍스처만 드러나도록 표현하면서, 거리 예술과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낸 도시 속 벽의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재현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벽 그 자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그 ‘느낌’만을 작품에 가져오는 것입니다.
작품에 인물이나 텍스트 등의 드로잉을 배치하는 과정에서도 제 취향과 성향이 잘 드러납니다. 계획적이기보다는 즉흥적이며, 논리와 개연성을 따지기보다는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합니다. 또한, 회화 작업에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유성펜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즐기는 놀이로서 미술을 대하는 저의 태도를 반영합니다.
제 작업은 어린 시절, 책상이나 책에 흔적을 남기며 예술적 아이디어를 얻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한국, 캐나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얻은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경험이 더해지며 발전해왔습니다. 제 작품들은 이러한 문화적 배경의 융합에서 본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각 문화권에서의 경험이 저의 예술 세계에 영향을 주었고, 이들이 자유롭지만 정리된 형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조화롭게 표현되기를 바랍니다.
제 작업은 어떠한 형식적인 제약 없이, 자유로운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이것은 제 작품이 보는 이에게 새로운 경험과 발견을 안겨주는 것이며,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각자의 상상력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읽힐 것입니다. 제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와 해석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