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누군가에 저는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로 당연하게 소개돼곤 했습니다. 그림에 대한 관심으로 예고에 진학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미대에 진학하여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현재에는 디자인 작업과 그림 작업을 병행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우리는 눈에 들어오는 정보를 진실로 믿어버리는 데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진실인지
묻는다면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림 속 공간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가상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장치로 이루어져 있고 관객이 그것을
알아채도록 만듭니다. 여기에 나타나게 된 사물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면서 이 그림 속 사물 이 자체로 생생하게 인식됩니다. 결국 이 사물들은 3차원이 아닌 허구의 확장된 2차원 공간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순간 포착된듯한 이 허구의 새로운 공간과 세계를 관객은 구경하게 된다. 이 세계를 바라보면서 관객은 해석자가 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생성하게 됩니다.

그림은 여기에 갇힌 사물의 존재 이유에 대해 물음을 던집니다. 이것이 모방으로서의 환영인지 혹은 이 자체로서 독립성을 가진 개체인지에 대한 판단을 요구합니다. 혹은 이것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듭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장지에 연필로 드로잉을 하고 유화로 채색하는 기법이 저에겐 가장 흥미로운 방식이고 즐겨하는 방식입니다. 장지에는 연필로 드로잉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표면 작업을 해주어야 하는데 저는 대부분 젯소를 바르고 드로잉을 진행합니다. 그 위에 유화를 채색하게 되면 장지 특유의 질감 때문에 독특한 표면이 만들어집니다. 종이에 유화를 바르는 형식을 선호해 다양한 종이를 써보았지만 장지가 가장 튼튼하고 오래 버티는 재질이라 가장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지, 연필, 유화라는 재료는 서로 같이 쓰이지 않는 이질적인 재료들인데 이 조합에서 오는 특유의 질감이 오히려 그림을 평면적으로 만들어 제가 말하고자 하는 작품의 의도와 잘 맞아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든 작품이 저에게는 특별한 애착이 있지만 <인적질이>라는 작품이 저에겐 조금 더 마음이 가는것같습니다. 이 작품은 제가 종이에 유화를 그리기 시도한 세번째 작품입니다. 처음의 종이에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의 시행착오를 조금 겪고 이 작품에서 그 노력의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한것같아 가장 애착이 갑니다. 제 작품은 보시는 관객분마다 선호하는 그림이 골고루 나뉘는 편인데 지금 제 글과 그림을 보시는 분들도 관람하시면서 제일 선호하는 작품을 마음에 골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제 그림이 아주 관념적이고 일상적인 것들을 소재로 하고 있어 일상에서의 풍경이 저에겐 영감이 되는것같습니다. 아주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문득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것을 보았을 때에는 사진으로 남겨 영감을 얻는데에 이용합니다. 또, 제가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하며 더욱 일상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마주치고 기록한 일상의 사진들 또한 그림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그림의 소재로 하고자 하는 것들이 아주 가볍고 일상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너무 무겁고 진지하게 영감을 얻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향후 작업에서도 지금까지의 고민과 작업 방식을 발전시키면서 그리는 매체 또한 더 확장시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종이(장지)에 연필 드로잉과 유화를 사용해 재료의 텍스처가 평면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집중했습니다. 특히 장지를 사용하면서 종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겨 더욱 다양한 질감의 종이를 사용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구상 중에 있는 작업은 도배지처럼 아주 얇은 종이에 레이어를 쌓듯 드로잉을 해 한꺼번에 배접해 완성시켜나가는 작업입니다. 레이어는 입체적인 개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면적인 드로잉과 함께 이용하게 된다면 표현하고자 하는 이질적인 확장된 2차원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고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재미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개념보다는 시각적으로 놀라움과 재미를 주는게 우선이 되고 싶습니다. 관람객들이 제 그림을 보다보면 서로 서로 대화하는 장면을 보곤 하는데요, 이렇게 이야깃거리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즐거운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최근에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서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건강한 재료들로 베이킹도 해보고 있고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