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 석사
'머무르다.'의 말처럼, 시선이 머무는 곳에 생각이 담기고, 마음이 닿는 곳에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 은송입니다. 삶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감정과 내면의 변화는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그 변화는 다채롭지만 한편으로 완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작품 속에서 변화하는 자신을 찾기 위해 저는 잠시, 여기에 머무릅니다. 저의 그림이 여러분께도 생각과 마음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되길 바랍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나는 반드시 작가가 되어야겠다.'
대단한 포부와 결심에서 작가의 길을 출발한 것은 아니었어요.
어릴 때부터 매사에 생각이 많고, 관심과 고민이 많았기에 사춘기가 된 때에 생각을 환기할 곳이 필요했어요. 그때에 동네 미술 학원에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게 됐죠. 늦은 시간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학원 선생님의 지인이셨던 여러 작가님들이 놀러 오시곤 하셨는데, 제 그림을 봐주시면서 '넌 꼭 그림을 계속 그려보면 좋겠다.' 말씀해 주시며, 작가로서 꿈을 갖고 그림을 배워나갈 수 있는 용기와 격려를 해주셨어요. 그러다 보니 정말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작품을 보고 있는 이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모든 것들이 때론 평온하고, 필요한 순간에는 깨어나. 자기 자신과 소통하며,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고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내고자 해요.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품에 구성과 내용에 따라 표현 기법을 다양한 시도하고 있어요.
세밀하고 묘사적이게 할 때도 있고, 부분적으로 생략하거나 단순화한다든지, 동물과 자연이 아니더라도 기억하고 싶은 일이나 순간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죠. 배경이나 주제 등 연구를 통해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어떻게 하면 잘 담길 수 있을지 그리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에 대한 고민을 하며, 소재와 작품 내용에 따라 여러 방면으로 표현 기법을 변화를 시도하곤 해요. 그 예로 작품을 강렬했던 감정을 표현할 때 주로 오방색에서 가장 영향을 받아 포인트를 주거나 주된 채색으로 사용합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어릴 적부터 동물과 자연을 가깝게 하며 자랐어요. 부모님께서 선행 학습보다는 어린 날 직접 보고, 경험하며 느끼는 것을 중요시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그럴까요 제 관심사에 대한 것 말곤 일찍 공부에서 멀어진거 같아요. 저희 가족은 여행이나 캠핑, 산이나 바다 등 즉흥적으로 '당장 짐 챙겨 지금 떠나자!' 식으로 당일 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항상 여행 길 사이사이 그 지역의 문화재, 역사 탐방을 꼭 했는데 이 모든 지난 추억이 지금 작업들과 앞으로의 작업에 가장 영감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 동양의 정서와 한국적인 요소, 의미, 자연, 동물이나 내게 좋은 추억이 담긴 물건, 에피소드들이요.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제 스스로가 조금 미루어왔던 이야기들, 나 자신부터 어렵게 구상하고 그려내는 것이 아닌 그리는 나부터가 즐겁고 그려내고 싶던 것을 그리며, 보는 분들도 쉽게 공감하거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캔버스에 담아내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차근차근 엉켜있는 매듭을 풀어가듯 작업하고자 해요.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제 작품을 보시는 분들마다 여러 상상도 해보고 그 안에서 마음껏 이야기를 만들어 보아도 이상하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이어 갈 수 있어 좋았던 작가이고 작품이었길 바라요.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저도 잊고 있던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 지금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그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내는 화가가 되기를 유치원 때부터 꿈과 목표라고 그림일기나 미래 희망란 등에 쓰여있더라고요. 어쩌면 그 꿈과 목표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은 하나에 과정에 놓여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는 동안 어떤 작품에 방향성이나 전시의 주제를 벗어나 그저 제가 하고 싶은 것, 담아내고 싶던 것들을 잊지 않고, 조급한 마음 없이 캔버스에 묵묵히 담아내는 사람이 되길 희망하고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