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석사
추계예술대학교
판화
학사
나의 작업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그린다. 어린 시절 매번 악몽을 꾸던 본인은 악몽을 극복해 내는 방법 중 하나인 자각몽에 대해 알게 되어 연구하게 되었으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방식 으로 꿈에 빠져드는 행위를 수백 번 시도해 봤다. 꿈에 진입하는 과정 중 이명과 함께 소용돌이 치는 듯한 공간 속에서 기하학적 문양이 움직이는 이미지를 보았다. 그로 인해 자각몽을 꾸는 것 보다 진입하는 과정,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큰 흥미를 가졌다.
배경을 그릴때에는 초반에는 항상 초현실주의 때 사용되었던 오토마티즘 기법을 사용해 종이 혹은 캔버스에 바로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구현하려 했다. 재료에 크게 구애 받지도 않는다. 그저 작업하고 싶은 재료를 손에 쥐고 무아지경으로 그려 나가며 찍어내고 닦아내거나 문지르기도 한다. 반면에 화면 위의 기하학적 이미지는 철저하게 사전에 수없이 고민된 드로잉 중에 적합한 문양을 선택한 후, 자나 마스킹 테이프 등을 사용해 매우 신중하게 작업한다. 이러한 문양은 내 작업에서 무의식의 배경 속 나타나는 의식을 설명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실제로 자각몽을 시도하던 중에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을 보기도 했으며 그때의 경험과 추가적인 드로잉을 응용해 다양한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계획적으로 올라가는 선들은 자유롭게 그려낸 배경과는 무척 다른 양상을 띈다. 이러한 이중적 이미지의 중첩으로 화면 안에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표현하려 했다.
작업의 시작점은 단순히 악몽을 극복하기 위한 미약한 시도에서 시작되었지만 이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미술사를 공부하고 예술 활동을 하게 되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예술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눈에 보이는 세계만이 전부가 아닌 것을 인지하고 보이지 않는 내면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차원의 세상에서 2차원의 평면에 표현하는 것, 현실과 이상을 그리는 것, 본인이 표현 하려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등 이러한 양면적인 속성을 담아내면서 회화를 연구하려 한다. 원초적이고 직관적인 배경과 이성적인 구조를 가진 선을 통해 스스로 그림에 상징성과 의미를 부여 하는 행위로 작품의 세계와 자신을 확장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