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대학교 대학원
디자인 경영
석사
이화 여자 대학교
도자공예
학사
예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와 미대에서 10년 이라는 시간은 짧기도 길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행복했고 때론 힘들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온전히 내것이라는 생각을 할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졸업을 하면서 인생의 기로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잠시 작가의 길을 접어두고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 후 첫 아이를 갖게된 순간 바로 엄마, 아내의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나를 잊고 새로이 부여된 사회적 역할을 살아가면서 집이라는 공간은 내게 안식처인 동시에 나를 사회적으로 고립 시키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나' 라는 정체성을 가두기도 담기도 하는 하나의 그릇 이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여러 다른 역할에 충실해 살던 12년이란 세월에서 흐려졌던 나를 찾고 어떻게 나와 소통하고 나와 연결된 여러 관계들과 사회, 어떻게 나의 세상을 이루며 살아야할지 고민의 흔적들을 그림에 담아보았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회사의 admin staff로 취업하면서 작가로서의 삶은 잠시 쉬어가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제사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직 찾지 못해서 이기도 했고 그런 상태에서 무작정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에 각고의 노력 끝에 취업을 해서 첫 아이를 임신하기 전까지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엄마, 아내로서의 삶을 산지 12년 차 되는 해가 되고나서, 사회생활에서 겪은 성장통과 엄마 아내로서 겪은 내 안에서 경험들이 쌓여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리되었고, 작가의 길을 다시 걷고자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생활과 여러 사회적 역할을 통한 경험으로 얻은 내적 성장이 용기가 되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결혼과 출산, 경력 단절, 코로나 등 적지 않은 변화의 시간 동안 조금씩 나의 내면을 탐구하기 시작하면서 소중했던 나의 작은 희노애락의 일상이 마치 양자 역학의 중첩처럼 동시적으로 내 삶 속에 녹아 드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런 작은 나의 세계 안에 여러 개의 자아들의 경험이 쌓였고 여러 개의 문들을 통해 점차 내가 타자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으로 다가가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나만의 여정을 그림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자칫 지나쳤던 일상의 소소한 기억들이 추억이 되는 순간들, 그날의 감정과 생각들을 포착하여 현시점의 나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미래의 나와 어떻게 맞닿게 될지 새기며 나의 기억 혹은 추억, 상상의 조각들을 추상적 혹은 초현실적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오랜 기간 사회활동의 단절은 사회와의 교감을 어색하게 만드는 동시에 집에서의 나의 온전한 모습을 통해 나를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집이라는 형태는 나의 자아를 대표하는 매개가 되었고 집의 형태를 통해 나의 다양한 자아인 “문”들을 표현하며 나의 작품 세계를 그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타인이 공감할 수 있는 나의 경험의 파편들을 공통분모로 하여 다양한 나의 문 안의 세상을 표현하였습니다. 나의 겹겹이 쌓여진 감정과 생각과 기억들의 표현이 그림에 세세히 스며들어 감상자의 어떤 것과 맞닿아질 것이라 상상하며 문 안의 세상을 그렸고 그 순간 자체가 저에겐 힐링이었고, 동시에 저를 가뒀던 틀을 깨며 꿈과 가까이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닫힌 문들은 단절을 혹은 혼자인 고립이 아닌 고독과 사색을 즐기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고, 열려있는 문들은 소중하거나 고민이 되었던 모든 일상의 감정과 기억과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초현실적인 나의 상상으로 구체화하여 나의 세계를 담아보았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별히 평면적 공간감과 입체적 공간감을 한 작품 안에 같이 그리며 그림을 그릴때마다 정해진 단 10가지의 색상만의로 나만의 색깔 팔레트를 만들어 익숙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색상 조합을 구현해 내려 하고있습니다.
이러한 표현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만들어진 기성의 색에서 나만의 컬러감을 더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집에 여러 문을 그리는 것은 매순간 달라지는 나의 생각들 경험들과 과거의 그 모든 순간이 나이자 나의 작품 세계와 연결되기에 현재,과거,미래를 모두 표현하고 연결하는 통로이자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모든 작품이 애착이 가지만 시리즈로 제작된 People between Person 시리즈가 애착이 가는 편입니다. 그릴 때 많은 고민도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여러 형태의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에 그린 그림이고,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도 많이 되었고 생각들이 많이 정리된 작품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저에게 부여된 여러 사회적 역할과 상황들에 의무를 다하며 살아갈 때 느끼는 고민들을 통해 고민의 방향성을 어떻게 이끌고 나가야할지 책을 읽거나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그 안에서 고민의 흔적들을 적으며 영감을 얻는 편입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집과 여러개의 문 시리즈와 집 모듈 시리즈 그리고 나의 인생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열쇠와 고민을 상징하는 털실 시리즈를 를 더 연작할 생각입니다.
제 안에 어떤 고민과 희망 그리고 삶이 진행되고 있는 지를 그리고 싶습니다.
집 안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떤 세상이 펼쳐지는 있을지 계속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누구나 인생에 희노애락이 존재하는데 그 모든 시간 속에서 제 그림을 감상하며 감상자들이 인생의 한 순간 혹은 지금 이 순간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남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아직 특정한 취미 활동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작가의 길을 다시 걷고자 결심하기 전까지는 주로 아이들 옷을 리폼하고 캔버스 천으로 hand made 에코 백을 만드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현재로서는 악기를 하나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