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예술대학교-센트럴세인트마틴
패션디자인
Foundation
런던예술대학교-센트럴세인트마틴
패션디자인
학사 (BA)
저는 삶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합니다.
2년 전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가까이 지내며 이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자연에서 조금씩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양한 재료 연구를 통해 추상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작업은 반투명한 동그라미를 그리는 ‘빛 시리즈’와 화강암 반죽을 쌓고 비워내는 ‘결 시리즈’로 나뉩니다.
‘빛 시리즈’의 동그라미는 완벽한 형태로 빛을 품고 있는 태양을 의미합니다.
매일 뜨고 지는 태양, 그로 인해 반복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반투명한 하나의 동그라미로 표현됩니다. 모여진 동그라미는 빛을 통과하고 겹쳐진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빛 시리즈’는 태양과 바다의 빛을 표현하기 위해 반투명한 질감의 매체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아크릴 물감이나 잉크에 용액을 묽게 하고 광택을 주는 여러 가지 보조제들을 섞어 제조하는데 재료의 비율이나 그날의 습도, 온도에 따라 화면 위에 물감이 퍼지거나 맺히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형태가 반복되어 쌓이며 작품이 완성됩니다.
반투명한 동그라미 형태는 모든 축적된 시간이 드러나며 반복된 행위의 고단함과 아름다움을 품고 단단한 피막을 형성합니다. 불완전한 하루가 충실히 모여 이루어지는 삶, 불안정한 우리들이 함께 살아가며 만드는 단단한 세계를 의미합니다.
‘결 시리즈’는 채움보다 비움으로 드러나는 진정한 삶의 본질에 대한 탐구입니다.
자연은 단순한 질서로 순환하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는 현대인들에게 비움의 철학을 이야기합니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며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은 덩어리를 닦거나 긁어내는 행위로 표현됩니다. 캔버스위에 올린 화강암 반죽은 반복된 비움의 행위로 연주되며 우연성과 비우연성의 조화를 만듭니다. 남겨진 형상은 견고한 부조 형태를 이루며 진정한 가치로 완성된 강인하고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참 가늠할 수 없는 어려운 시대를 통과 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우리의 삶을 지탱해 줄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작업을 지속 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질문과 고민이 우리의 소중한 것 들을 지키고 더 나은 세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