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예술대학교-센트럴세인트마틴
패션디자인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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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BA)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이 물음에서 나의 작업은 시작된다.
소망과 불안, 기쁨과 상실이 겹쳐지는 날들 속에서 나는 삶의 본질에 귀 기울이며, 그 안에 깃든 작고도 단단한 힘을 발견하려 한다. 삶이 때로 무의미와 공허 속에 가라앉을 때면,
나는 자연의 흐름 안에 가만히 자신을 내려놓는다. 계절처럼 돌아오고, 햇살처럼 퍼지는 그 순환은 고요하지만 분명한 생의 의지를 품고 있다. 나는 캔버스 위에 덩어리를 올리고, 긁어내고, 다시 비워낸다. 이 단순한 반복은 마치 삶을 살아가는 몸짓처럼 조용한 집중과 결기로 이루어진다. 화강암가루의 반죽은 그 시간을 품으며,
단단함과 유연함, 흔들림과 중심 사이에서 삶의 감각을 조형해낸다.
강렬하지만 절제된 색의 운용은, 삶의 본질을 향한 조용한 사유이자 감각적인 직관이다. 어떤 색은 살아 있음의 선언처럼 다가오고, 또 어떤 색은 고요하게 가라앉으며 내면에 스며든다. 그 둘은 마치 해가 떠오르며 만들어내는 여명의
그라데이션처럼, 인간 존재의 빛과 그림자를 조용히 드러낸다.
나는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존재의 흔적과 의지를 그리고자 한다. 덜어내고 눌러 남긴 자국들 속에는 우리 모두가 살아내는 삶의 결이 있다. 그 결은 흔들리며 나아가는 존재의 의지이며, 또 다른 하루를 열어가는 긍정의 증거다.
우리는 날마다 의미와 무의미 사이를 건너며 흔들리지만, 삶은 언제나 다시 시작할 힘을 품고 있다.
나는 믿는다.
“무의미를 지나 의미에 닿기까지, 우리는 끝내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