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 졸업 학사
사람과 생명과 공존에 대한 가치를 작업에 담으려는 노력을 통해, 나와 우리의 모습과 세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징검다리를 건너듯이 앞에 놓인 포석을 따라 걷다보니 작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사이에 작가라는 삶의 방식을 찾은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작업의 주인공으로 삼은 저의 창작캐릭터 '슴츠레'는 내면의 어린아이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슴츠레는 '게슴츠레'에서 따온 이름으로, 뭔가 하고 싶고 놀고 싶은 그런 뚱한 표정의 아이 같은 욕구를 드러냅니다. 제 작품은 하나하나마다 다른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크게 보면 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돌아보기를 바라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림 속 가상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제3자의 입장으로 자신의 스토리를 읽게끔 하려 합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반적인 채색화로 2합장지와 분채를 주로 사용합니다. 색의 중첩이 잘 드러나는 채색화 특유의 느낌을 계속 찾아가는 중이고, 분채 ‘흑’색은 우주의 검은색을 잘 표현해주는 재료입니다.
제 작품의 배경이 되는 우주는 사람들이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습을 빗대어 표현하는 소재로 '슴츠레'는 '관계성의 세상'에 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주에서 하나의 별은 작은 먼지 같지만 마치 거미줄이 얽혀있는 것처럼 가늠할 수 없이 크고 넓은 은하계의 한 톱니바퀴와도 같습니다. 사람을 그런 거대한 관계성의 우주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표현하고 질문을 만들게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를 담아, 모든 색을 섞으면 검정이 되듯이 '무수한 관계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으로 검정 배경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검정 외의 색으로 배경이나 개체를 표현할 때 드러나는 색의 중첩효과도 '겹겹이 쌓인 관계성의 결과물'을 표현하기에 적절합니다.
밑색이 드러나는 중첩효과 때문에 작업 전반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로움도 많기에 당연하게도 즉흥적이고 감각적이기보다는 정제된 표현을 하게 됩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고생을 많이 해서 좋은 결과물을 낸 작품일수록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습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자연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어렸을 때 별이 정말 잘 보이는 시골에 살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햇빛, 비, 바람, 흙, 미미한 동식물부터 큰 나무에 이르기까지 자연이 서로 순환하는 연결고리안에서 어떻게 변해가고 되풀이 되는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인생에 있어서 정말 큰 경험입니다. 박제된 풍경이 아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풍경 속에서의 새싹의 청량한 초록빛과 해질녘의 하늘빛처럼 아름다운 것은 지금도 보기 힘들고, 시야 가득히 은하수가 쏟아지는 순간만큼의 벅찬 감동도 느끼기 힘듭니다. 그래서 지금도 베란다에 있는 화분, 길거리의 나무, 돌 틈의 이끼, 하늘의 색, 이런 것들에서 아이디어를 찾기도 하고 자연을 찍은 사진도 많이 찾아봅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슴츠레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계속 그릴 예정입니다. 아직 채색화 안에서도 여러 표현방법을 찾아야겠지만 입체나 디지털아트와 같은 다른 작업 방식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공감이 가는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장르 불문하고 만화와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