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현대미술학과 학사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 중 기존의 언어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대상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아이덴티티(정체성)는 다수의 방향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 충돌하며, 선택적으로 자신을 형성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일부 남은 방향들은 파편화되어 대상에 대한 의미를 구축한다. 각 대상들은 사회적으로 통용되기 위해 주어진 이름과 이 이름을 둘러싸며 부유하고 있는 주변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주어진 이름들은 대상의 본질에 완전하게 다가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언어들과 접목시키며 인지하고 수집한다.
수집된 이미지들과 언어들은 연결고리를 가진 채 수없이 얽히고 쌓여간다. 하나의 이미지에 여러 단어가 쌓이는 것처럼, 하나의 단어에 여러 이미지가 중첩되기도 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들의 표정들을 주목했다. 하나의 단어가 표현할 수 있는 여러 이미지들이 구조적으로 쌓이게 될 때 이들이 만들어낼 풍경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가? 나의 기억에 쌓였던 희미한 순간의 이미지들은 함께 얽혀진 다른 이미지들에 의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언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며 밝혀내고 있는 의미의 본질은 예상했던 것보다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혹은 더 견고한 의미로 고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