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안부를 묻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 최고은 입니다.
다른 사람의 안부를 묻는 일은 다정한 마음이든, 의무적이든 익숙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나는 지금 어떤지? 괜찮은지?' 스스로의 안부를 물어보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저와 같은 현대인들에게 그림을 보는 짧은 순간 동안이라도 자신의 안부를 물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의 내면에 있는 기쁨을 주는 요소들을 가상의 테이블 위에 놓아보는 'Joys on the table(기쁨을 주는 것들)'시리즈, 나에게 위로를 주는 대상들과 함께 편안하고 따뜻한 모습, 소박하지만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그 찰나를 그린 'My regards(나의안부)'시리즈, 고요한 사색의 시간과 내면의 공간을 시각화 한 눈 풍경 '고요한 자유' 시리즈 등 다양한 시도와 작업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해서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다음을 기약하다보니 다른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마음이 힘들 때마다 붙잡고 싶은 간절한 한 가지는 그림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취미로 다시 시작한 그림 작업은 꾸준히 해 오다보니 어느덧 평생 행복하게 할 수 있을 유일한 일이 되었고 지금은 작가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My regards (나의 안부) 시리즈>
매일 살아나가는 것 그 자체가 버겁고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사소한 일상의 한 찰나로 나의 안부를 묻고 또 묻는 것이 매일을 살아나가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의 내면을 바라보고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들은 어떤 순간인지 혼자 보내고 즐기는 시간들과 스스로 치유하는 순간들 일상의 안부를 묻는 순간들을 주로 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또는 유화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크릴 과슈 특유의 보송하고 매트한 질감이 차분하면서도 화사한 고급스러움을 더하도록 하였고, 작품에 따라 배경이 포근하게 전달되어야 하는 경우에 유화로 작업하였습니다.
<Calm freedom (고요한 자유) 시리즈>
아주 오랜만에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에 여행을 가게되었습니다. 여행지는 일본 북해도. 그 곳에서 퍼붓는 눈 소리만 존재하는 고요함과 모든 걸 하얗게 덮어버려, 눈에 들어 온 모든 것이 깨끗했던 장면들은 그 어느때 보다 자유로운 신비로운 감정을 느끼게 했습니다. 롤러코스터 같던 감정들과 고통스럽고 복잡했던 생각들이 새하얀 눈으로 모두 덮여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롯이 나의 감정을 치유할 내면의 공간을 풍경으로 시각화하고자 했습니다. 방해 받고 싶지 않은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 모든 분들을 쏟아져 내리는 눈 소리 밖에 없는 고요한 자유를 담은 이 곳으로 초대합니다.
<Joys on the table (기쁨을 주는 것들) 시리즈>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에너지를 얻고 다시 단단해질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은 주체할 수 없이 커졌습니다. 나의 삶과 가족의 삶,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들, 제 삶을 지탱하고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 무엇이고 그것들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요소들을 꺼내어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과 함께 작품에 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단지 좋아하는 물건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테이블 위에 좋아하는 물건들을 올려두고 여러 각도로 찍은 사진들을 SNS에 올리고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그림 속에서는 나의 작은 테이블 위에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것들을 올려둘 수 있는 마법이 가능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공감이 될 수 있는, 바쁘고 힘든 일상에서 잠시 혼자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게 해줄 그런 작품들 해나가고 싶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로 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또는 유화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크릴 과슈 특유의 보송보송하고 매트한 질감과 화사하면서도 차분한 색감은 인물표현을 단순하게 표현하고자 한 의도에 적합하도록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도와줍니다. 또 유화는 부드럽고 깊이감이 느껴지는 재료로써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한 풍경의 표현이 필요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작가에게 모든 작품이 자식처럼 귀한 작품이지만, 굳이 한 작품을 꼽는다면 작품집이자 에세이로 출간했던 도서 '나의 안부'의 표지로 사용된
'My regards(나의 안부) No.11 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색을 선택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각종 매체, 자연물, 패션 등 눈으로 보는 모든 것에서 습관적으로 색을 관찰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들로부터 영감을 받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현대인들에게 공감이 될 수 있는, 바쁘고 힘든 일상에서 잠시 혼자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게 해줄 그런 작품들 해나가고 싶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최근에 판화 작업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족 또는 소중한 사람들과 많은 여행을 다녀보고, 또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데 시간을 쓰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