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서양화 석사
저의 작업은 지극히 초월적인 것과 지극히 현실적인 것과의 조우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저의 모든 작업에는 두 가지의 시선이 교차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무한과 초월을 향한 시선입니다.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도약에도 변하지 않는 부동의, 일종의 영원을 향한 시선입니다.
이 무한이란 것, 초월이라는 것은 모두에게 각자의 다른 방식으로 꿈꿔질 것이겠지만
저에게는 우주로, 우주를 상징하는 푸른색으로, 붓다로, 적벽으로, 학을 타고 나는 선인으로, 또는 고목으로 상징됩니다.
다른 하나는 현실을 인식하는 시선입니다.
쉬이 사라지고 변해가는 우리의 삶 . 지나가 버리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인간의 한숨.
빠르게 흘러가는 체감적 시간은 떨어지거나 흩날리는 꽃잎으로, 갸냘픈 나비 한 마리로,
휘늘어진 나무 가지로 상징됩니다.
그러나, 멀리서 조망하면 이 두 시선은 결국 하나로 모아집니다.
영원이라는 것조차 결국은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일 뿐이기에.
별에도 생과 멸이 있듯이.
우주에도 시작과 끝이 있듯이.
저는 이 두가지 시선을 화면에 병치시킴으로서
시간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과,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에 대하여
별들의 시간과 사람의 시간에 대하여
그리고 그 시작의 이전과 끝의 이후에 대하여
지금 딛고 있는 발끝의 생생한 감촉과 더불어
지평선 저 너머를 바라보는 먼- 시선에 대하여.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결심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지금도 작가라고 불리는 것에 무언가 부끄러움과 낯섬이 있습니다 ;;
그저 좋아하는 것을 따라 흘러왔을 뿐입니다
그렇게 흘러오다 보니 그리는 것에 오래 머물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앞으로도 오래 머물고 있을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시간과 공간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이외에 존재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요
시작과 끝, 아니 시작 이전과 끝의 이후에 대해서까지.
얼음에 대해 생각하는 여름벌레처럼
물리학을 공부하는 성리학자처럼
태생을 극복한 상상을,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방식은 詩처럼, 노래처럼, 우화처럼
상징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우주 안에서 우리의 존재가 가진 시공간의 좌표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저는 삶의 위안을 얻습니다
그러나 그런 설명 없이도 그 의미를 시각적 아우라로 전달하고싶은 바램으로 저는 작업을 합니다
제 작품의 의미와 시각적 은유로 인해 혹시라도 저와 같은 부류의 위안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물이나 바탕을 한 번에 표현하지 않고 계속 누적시켜 서서히 드러내는 표현을 합니다.
일필휘지처럼 보이는 선 조차도 수많은 누적을 통해 강약과 색의 변화를 추구합니다
그 이유는, 색과 붓질의 누적에서 오는 밀도감과 깊이감.
거기에서 드러나는 고요한 힘과 아우라를 표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제가 추구하는 '고요함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과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지만 때로는 바뀌기도 합니다
'고요의 바다'라는 작품도 부분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애착이 가는 작품이고 최근에 그린 소품 소나무 위의 백로그림 '보이지 않는 빛'도 유난히 애착이 가는 그림입니다.
가장 특별한 그림은 꽃바구니 위에 고양이 두마리를 그린 '푸른하늘 은하수'로 제가 기르는 고양이를 처음 그려본 작품이라 저에게는 특별한 그림입니다 .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자연, 장자, 별, 천체 물리학, 신화, 뇌과학, 고양이 눈동자 등 등..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작업 속도가 너무 느린 편이라 지금 표현하려는 것도 아직 다 완성하지 못한 처지라. 앞으로 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시선과 사고과 확장되면 제 작업도 자연스럽게 변화하리라 생각하지만
제 시선과 사고가 과연 확장될지는 모르겠어서...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해 작업하리라고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제가 그림 속에 담기를 바라는 그 느낌을 같이 느껴주길 바랍니다.
걸음을 잠깐이라도 멈추고 고요히 바라보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 으로 기억된다면 최상일 것입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오카리나 부는 것을 좋아하고 가끔 별 보러 다니는 것을 즐깁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능하면 취하지 말자. 깨어있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