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미술대학 학사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얻고, 홀로 사색하는 시간을 사랑하는 나는 이 흐르는 유체 속으로 이입되고 우리는 섞여서 하나가 된다.
그것은 어느덧 하나의 섬이 되어 나를 유영하게 한다.
유영의 흔적은 깊고 깊은 태초의 신비로운 곳 에서 부터 화석과 같은 시간의 밀도를 보여준다.
이 작업의 과정은 일종의 수행과 같아서 나는 매일 이 섬으로 와서 쉼을 선사 받는다. 그리고 숨을 쉰다.
아크릴 물감을 물과 같이 만들어 영롱하게 붓기를 수번 거치면 이들은 섞이며 비로소 생명의 움틈이 시작된다.
이질적인 재료를 믹스해서 붓기를 반복하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아 또한 아름다운 자연의 한 일부를 감상 할 수 있는데 때 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 재료들의 우연적인 만남은 나에게 늘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한다.
서로 섞여서 아름답고, 때로는 너무 이질적이어서 서로 섞이지 않지만 그 또한 아름답다.
우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수많은 중첩 위에 재 탄생되는 이미지, 이것은 불안함 속에서 선택 되어지지만 또 다른 형태로 태어나고 내가 이끌어낸 그 한 조각의 이미지는 또다시 나로 인해 가꾸어진다
즉 우연과 필연, 선택과 이행이라는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우리는 어린 시절 모두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였다. 비록 의문투성이의 인생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고 그러한 우리는 모두 위로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중년을 거쳐가는 어느 날 아침, 그 소중한 존재를 기리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색과 아름다운 표현에 대한 절실한 욕구가 일었다.
억겁의 시간 동안의 켜켜이 쌓아왔던 업적속으로 들어가 찬란했던 그들을 되새겨본다.
부디 이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섬의 품속으로 들어가 온전한 혼자가 되어 나를 보는 위로의 시간이 되기를,
그리고 모두가 편안해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