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전공
학사
이화여자대학교
미술교육전공
석사
자연스레 시선이 닿는 곳엔 언제나 자연이 있었다. 작은 드로잉북 1개, 연필 한자루. 그것들을 들고 자연으로 뛰어들어갔다. 나무와 풀, 자연을 그리며 갈리고 쓸려서 묻어나는 흑연가루. 연필심은 정해진 바 없는 다각형이 되었고 새 그림을 그리고 나면 모양새는 그새 바뀌어 있었다. 이를 따라 드로잉선의 모양새도 바뀌고 그리던 순간이 지나면 풀잎의 모양새도 바뀌었다.
자연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비로소 보이는 미세한 흔들림이 있다. 그들의 감촉, 이미 알고 있는 방금 전과 다른 모습, 같은 뿌리에서 자란 풀이든 아닌 풀이든 서로 엉퀴어져 있는 모습들이 있다. 불협화음과 같은 이 들쑥날쑥한 모습은 시끄럽기 보다는 자연스러웠다.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이름 모를 풀들의 집합이 자연스러워 편안했고 아름다웠다. 사람은 자연과 닮아있다. 서로 다른 생김새를 모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자연과 같다.
삶을 소중하게, 삶을 아름답게. 다른 사람의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나의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자. 나의 작은 세상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그런 아름다운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사람은 겉모습으로만 보면 한 가지의 모습만을 가졌지만, 사람에게 다가가, 더 깊이 다가설수록 그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갈 수 있으며 겉모습만으로만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나에게도 자연의 겉모습, 객관적으로 멀리서 바라보는 태도에서 조금 더 깊이 다가가는 태도를 취하려 한다.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듯 가까이 다가서서 보는 자연의 모습. 더욱더 어루만질 수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