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마주한 틈에서 찾은 심연의 온기.
존재한다는 것은 마주함의 연속이다. 그 대상은 자연이 되기도 하고, 타인 혹은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
나는 수없이 마주한 존재의 이면에서 비로소 발견한 심연의 온기를 캔버스에 옮긴다.
거칠고 차가운 재료가 가진 질감을 그 자체로 색과 결합해 직조해낸 따뜻한 화폭은 연약하면서도 견고하며, 아름답고도 거친 어느 존재들을 마주한 틈에서 발견한 양가적 에너지, 그리고 잃어버린 자신과 타인에게서 찾은 심연의 온기를 표현한 것이다.
마치 털실로 짠 듯한 기법으로 색을 무수히 중첩하는 과정 속에서 어떤 색은 마치 실이 뭉쳐진 헌 스웨터처럼 표현하고 또 어떤 색은 이면에 깊이 묻혀 있던 또 다른 색을 훤히 비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토록 덧입혀 색을 콜라주하면서 깊이 들여다보게 된 것은 색이 지닌 직관성이다. 가장 먼저 나 자신이 색 그 자체가 주는 위로의 감흥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러한 심상을 감상자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나의 작품은 <FACE>라는 큰 틀에서 작품명을 달리한 5개의 연작으로 구성된다.
삶의 틈에서 일어나는 시지각적인 경험들 이면으로 들어가 잠시 숨을 고르는 동안 바라본 자연물과 풍경을 담은 ‘Querencia’로 시작해, 타인과 나 자신에게서 발견한 수많은 얼굴들인 ‘Persona’, 비로소 찾은 심연의 온기로 인한 회심(回心)의 초상 ‘Change of Heart’, 그리고 다시 크게 기뻐하는 순간의 심상을 전하는 ‘Rejoicing’으로 이어져 마침내 모든 것을 '포용'하는 고유의 나자신으로 돌아 온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사실 작가가 되기로 결심해 본적이 없다. 그림을 아주 늦게 시작한 늦깍기로서 그냥 매년 작업하여 시간여행을 떠나듯이 개인전을 열었다. 나에게는 일년동안의 그림작업을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들이었고 그 안에서 또한 해마다 계절병처럼 찾아오던 우울증도 치유 받았다. 꾸준히 그림을 계속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인생은 존재하는 것들과의 대면이다. 인간 관계속에서 수반되는 아픔과 나자신의 내적갈등을 바라봐야했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통해 성장해가는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돌가루를 사용하여 전면을 긁어내며 작업을 한다. 그위에 색을 덧칠하고 또 덧칠을 한다. 작가노트에 써놓았듯이 밭고랑같기도 하고 털스웨트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표현기법이 거친인생을 드러내는 것같아 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작가에게는 모든 작품이 다 애착이 간다라고 할 수 있다. 특별하다면 이미 판매된 페르소나17-1과 퀘렌시아17-1이다. 어느날 갑자기 새벽에 작품에 대한 영감이 떠올라 바로 일어나서 작품을 만들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나의 작품은 대주제 'FACE'안에 소주제 5가지로 나뉘어진다. '퀘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안식이란 의미로 쓰여진다. 스페인의 투우경기에 동원되는 소는 휴식을 취하고자 자신만의 장소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그때 사용되는 단어가 퀘렌시아이다. 나도 바쁘고 고단한 일상의 삶안에서 잠시 휴식을 찾고자 떠난다. 그럴때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과 산,나무,꽃,일몰의 태양등을 소재로 한다.
그리고 '리조이싱'은 신과 조우할 때 느끼는 기쁨을 표현한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계속 5가지 소주제로 나아갈 것이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사실 코로나시기에도 개인전을 가졌다. 그시기에는 전국민이 우울한 상태였기에 그시기에 작업한 것들은 에너지가 넘치는 색상을 많이 사용했다. 관람자들의 기분을 좀 해소해주고 싶었다.
대중들이 내 작품을 바라보며 위로와 희망을 느끼기를 바란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사진촬영과 디지탈아트이다. 사진은 주로 추상적인 모토로 촬영을 한다. 디지탈아트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건강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들과 조깅을 하고 있는데 열심히 연습해서 마라톤대회에 나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