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석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시각디자인
학사
내가 바라는 행복한 장면을 그린다.
그리고 그림 속 장면이 현실이 된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건강상 이유로 완전하지 못했던 원가족과의 삶에서 결핍을 느꼈지만 마음 한 곳에 늘 이상적인 삶을 그려왔다. 내가 그리던 이상적인 모습에 대한 동경으로 하늘을 마음껏 비상하는 자유로움의 상징인 새를 소재로 작품을 구상하던 과정에서 운명같은 부비새와 만나게 된다.
부비새는 평소 어리숙하고 실수투성이인 나와 닮아있지만 하늘을 날 수 있는 새이다. 부비새라는 단어는 ‘바보’를 뜻하는 스페인 속어 ‘보보’에서 유래하듯 사람들이 잡으려 다가와도 도망가지 않고 잡히곤 하는 맹한 캐릭터이다. 이런 부비새에 자아를 담아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늘 행복한 날들을 꿈꾸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을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배움과 성장의 기회였고 덕분에 한층 단단해진 나를 발견하면서 가시적인 현상 이면에 가려진 좋은 부분을 찾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 메세지들이 그림 곳곳에 숨겨져 있다.
묘사되지 않은 부비새의 눈은 부정적인 현실과 마주 하더라도 마음 속 내면의 눈으로 바라보려는 긍정의 의도가 숨어있다. 그리고 부비새의 살짝 올라간 입꼬리엔 늘 웃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담겨 있다. 부비새가 하고 있는 열쇠 목걸이에도 내 인생의 키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삶을 변화 시킬 수 있다는 의지가 들어있다.
‘말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될 수 있다’는 노래 가사처럼 나에게는 그리는 대로 이루어진 경험이 있다. 그리고 지금의 행복을 이어가기 위해서 나는 또 다시 행복한 그림을 그린다.
채색 기법은 나이프와 붓의 다채로운 터치감으로 아크릴 물감을 두텁게 여러 겹 쌓아 올리거나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는 소재마다의 특징을 부각시킬 수 있는 질감으로 나타난다. 작업의 주된 색감은 파스텔 톤이다. 부드럽고, 포근하면서 안정감을 주는 톤 다운된 컬러들로 따뜻한 엔딩의 동화책을 본 듯한 감동을 고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