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사범대학교
미술교육과
학사
홍익대학교
회화과
석사
방울토마토
나의 색은 본디 푸른 초록색이었다.
초록빛은 태양의 붉은 색을 흡수했다.
내 아기도 본디 연하고 투명한 초록색이었다.
그 여린 빛이 가여워,
내 양분과 수분을 모두 주어 키웠지.
내 그 아기는 예쁜 태양의 색을 닮아갔다.
푸르기만했던 내 삶에 태양이 생겼다.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렇게 온몸으로 키웠다.
그리고 흙의 색을 닮은 손이 그 붉은 것을 가져갔다.
미련이 남아 초록 꼭지를 붙여놓고 떼어갔다.
나는 다시 초록색이 되어 태양을 바라본다.
이 시는 방울토마토가 아니라 ‘방울토마토 잎’에 관한 시이다. 방울토마토 잎은 그의 열매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고, 방울토마토라고 통칭해서 불릴 뿐이다. 이 이름 없는 푸른 잎들에게 나는 어떤 연민을 느낀다. 아직 연 두색의 여린잎인 새싹으로 태어났을 때, 그러니깐 아주 어렸을 때는 자신이 14g이나 되는 방울토마토를 주렁주렁 맺게 될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울토마토 잎은 열심히 줄기를 키운다. 가늘지만 최선을 다해, 흙에 있는 영양분을 있는 힘껏 빨아드려 두께를 굵게 하고, 최대한 태양 빛을 받기 위해 잎새를 든다. 그리고 예쁜 노란 꽃을 피우고, 그 노 란 꽃을 희생하여 푸른 열매를 맺는다. 점점 자신의 방울토마토가 빨갛게 익어져 갈 때, 푸른 잎은 무슨 생각을 했 을까,
‘아름답다. 내가 태양을 낳았구나,’
하지만 빨개진 그 열매는 곧 누군가에 의해 떼어진다. 푸른 잎새를 붙여놓고 예쁘게 떨어진다.
우리의 부모들, 그리고 내가 열심히 작업한 그림, 그런 소중한 성과들은 항상 가장 예쁠 때, 그래서 감탄을 금치 못할 때 나에게서 떨어진다. 그 나의 소중한 것들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유익하게 사용되든 그 떨어짐의 순간은 항 상 서운하고 아쉽고 마음이 미어지는 것이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방울토마토를 주제로 한 첫 개인전에서 내가 느끼는 방울토마토대한 생각이 그림으로 경험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방울토마토 그림은 그 열매보다 잎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작은 예쁜 방울토마토를 키워내기까지의 잎의 헌신, 줄기의 노력이 방울토마토 향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로 뿌리기 기법을 사용합니다. 무수히 많은 점으로 이루어진 저의 작업은 방울토마토의 향을 상징하기도 하며, 붉은색, 초록색, 갈색의 점들은 방울토마토를 위한 흙과 초록의 노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내 어머니의 초상화'입니다. 방울토마토 없이 방울토마토 잎만 그려놓은 작품인데, 잎 하나가 숭고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갑자기 떠오르는 영감이 아니라, 오랜 시간 사물과 대화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바라보며 하나의 서사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함축시켜 한 장의 이미지로 나타낼 수 있을까 생각을 합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방울토마토는 계속 그릴 예정입니다. 그려도 그려도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금은 가족 울타리 안에 있는 방울토마토를 주로 그렸는데 차차 사회적인 방울토마토들도 그리고 싶네요.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방토작가' 하면 문은지 작가가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그림책을 그립니다. 언젠가는 방울토마토를 주제로도 그림책을 작업해보고 싶습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림책으로도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책 저자 소개란에는 '사물의 대한 새롭고 따뜻한 생각을 나누면 나눌수록 다른 사람들도 주변 사물을 보며 창의적인 생각과 재미를 많이 느끼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금 더 즐거워지리라 믿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는데, 이 글과 같이 저의 작품으로 세상이 더 즐거워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