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학사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석사
일상을 뒤로하고 숲으로 걸어 들어간다.
나뭇잎이 바람에 나부끼며 가만히 소리를 낸다.
깊숙이 비쳐드는 햇살에 숲 속이 아득히 밝힌다.
언제부터 떨어져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무수한 잎사귀들을 바라본다.
나무와 한 몸을 이뤘던 잎사귀들.
나무의 외형을 닮은 듯한 잎사귀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몸을 굽혀 나뭇잎을 줍는다.
그 모양새와 색의 오묘한 그라데이션.
간혹 벌레가 와서 배를 채웠던 자국마저도 아름답다.
그 나뭇잎들은 나의 작업의 바탕을 만들어준다.
나뭇잎을 고정하고 그 위에 물감을 바르고 마르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사포질을 한다.
이와 같은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나뭇잎과 화면 위에 물감층이 형성된다.
물감층이 비정형적으로 깎이어 다양한 색깔 층이 조성된다.
나뭇잎은 나무처럼 고요한 숲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때로는 다양한 생명체의 삶의 현장인 숲.
살랑거리는 바람 소리, 작은 벌레들의 수런거림, 촉촉하게 차오르는 땅의 기운,
나무들 사이사이로 비쳐드는 햇살.
숲의 인상, 숲으로부터 받은 감흥.
나뭇잎과 물감층을 깎아 내어 만든 다채로운 색채와 선으로, 내면의 숲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