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원예술 서양화 학사
시간의 거스름 없이 지속되는 흘러감의 역사는 우리를 한곳에 머무를 수 없게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언가를 위해 힘을 쓰게 되고 그 힘은 어떠한 원동력을 필요로 한다. 그 원동력을 '희망'이라 명명하고 싶다.
우리가 늘 꿈꾸는 희망을 위해 제자리에 있지 않고 힘차게 도약하는 고래의 모습에서 나는 미래를 그려본다.
누구나 한번은 꿈꾸어 보았을 환상적 이미지, 이상향에 대한 비가시적 상황과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가시적 상황의 이미지를 이원적 감정과 함께 한 화폭에 담아내는 이번 작업은 그간 본인이 그려왔던 그림 제목에서 보듯 생명-환희, 정지하지 않는, 일루전 오브,로 이어지는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는 작업의 연장선이다. 자연의 순환적 의미로서 죽음과 탄생을 이어주며 생명체로의 희망의 의지 또는 역동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관객이 그림을 대하면서 마음속에 혹은 무의식 속에 담긴 내면의 꿈을 이끌어 내어 희망과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설교 후의 환상>으로 유명한 후기인상파 고갱은 서른다섯의 늦은 나이에 증권회사에서 퇴직해 전업화가가 되어 현대미술의 산파로 이름을 남겼다. 이러한 고갱처럼 뒤늦게 미술계에 입문한 후 20년이 넘는 창작활동 기간에 다양한 조형 언어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신비로움을 예찬해 왔다. 오늘이 가장 젊을 때라는 인식이 모든 일을 시작할 때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으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일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집과 세 그루의 나무가 의미하는 완전한 평온함과 그에 대비되는 역동적인 고래의 모습에서 우리의 무의식적 희망을 관객과 함께 꿈 꾸길 소망한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래뿐 아니라 하늘에 전치된 거대한 꽃과 선박도 희망을 상징한다.
데페이즈망이 지배하는 하늘 아래의 땅에는 전경에는 꽃이나 나무가 빼곡하고, 그 너머에는 세 그루의 커다란 나무와 한두 채의 집, 이를 둘러싼 나무 울타리와 숲이 그려져 있다. 이들은 하늘에 전치된 고래나 선박, 꽃처럼 사실적인 모습이다. 특히 세 그루 나무는 ‘완전성’을 의미한다. 숫자 '3'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완벽한 숫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셋은 양의 수로 풍요를 가져다주는 완성의 의미와 함께 상징적이며 주술적인 형태로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비유적 존재”다.
종합하면, <일루전 오브> 연작은 하늘에 전치된 고래나 꽃, 땅에 묘사된 세 그루의 나무와 집 같은 풍경을 통해 완전한 희망을 예찬하는 환상적인 작품이다. 어떤 희망인지는 작가가 제목에서 생략한 낱말처럼 관객이 찾아내야 한다. 어쩌면 판도라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처럼 역경과 불운을 극복하여 마침내 모든 욕망이 충족된,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삶이 희망의 지향점이라는 생각도 든다. -김리천 미술평론가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무의식과 연결된 꿈은 늘 현실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꿈에서나 볼 듯한 환상적 이미지들을 영화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인상적인 이미지를 캡처하거나 메모하여 그림의 소재로 사용하곤 한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한동안은 혹등고래의 매력이 나를 붙잡아 놓을것 같고, 자연과 융합된 생명력에 대한 예찬과 함께 점진적인 추상적, 평면적 회화의 혼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나의 그림을 보며 마음의 안정과 함께 희망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