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동양화
박사
Chelsea College of Art, UAL (영국)
Fine Art
석사
서울대학교
동양화
학사
조해리 작가는 ‘국악(國樂)’이라는 비가시적이면서도 전통성 있는 대상을 평면회화로 그리고 있습니다. 국악을 조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였습니다. 악기나 연주자 등 국악을 상징하는 외형적인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악기를 만드는 8가지 원재료인 팔음(八音)을 탐구하고, 소리에서 느껴지는 주관적인 심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단순한 주악도상(奏樂圖像)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국악의 특징을 탐구하기 위해 전통 악보인 정간보(井間譜), 국악의 선율 구조인 ‘이음성(異音性, heterophony)’, 음(音)과 채색(彩)의 관계 등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특히 기악 합주곡에 관심을 두고, ‘음악이 가지는 시간성’과 ‘합주 형식이 가지는 조화’에 중점을 두고 작품 창작을 하고 있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7살 때 화병에 꽂힌 꽃다발을 수채화로 그렸습니다. 옆집 아주머니가 마음에 드신다며 그 그림을 가져가신 것이 나의 첫 작품 판매 기억입니다. 가족 외 다른 사람에게 내 그림이 소장할 정도로 좋다고 인정받은 후, 저는 자타 공인 ‘꼬마 화가’가 되었습니다. 그림 외에도 플루트 연주, 해금 연주, 작곡 등 음악적 경험도 풍부하게 하면서 음악을 전공하신 부모님 밑에서 예술적 소양을 쌓았습니다. 매번 같은 곡을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해야 하는 음악 연주에 비해, 같은 정물이라도 매번 새 종이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그림 그리기는 본인의 창조적인 성향과 더 잘 맞았습니다. 그렇게 화가가 되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음악은 통상적으로 시간예술로 분류하고 있으며, 회화는 공간예술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각적인 음악과 시각적인 회화는 서로 단절된 영역이 아니며, 상호작용을 통해 연결됩니다. 비시각적인 음악을 회화로 표현하기 위해 음악을 관찰한다는 자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악보는 시간을 들여 감상해야 하는 음악을 압축적으로 기호화 하여 한 눈에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미술에서는 다시점(多視點)을 활용해 긴 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을 한 화면에 그립니다. 국악을 조형화(造形化)하는 본인의 창작 활동은 이처럼 미술과 음악의 상호연관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음악의 시간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긴 시간 동안 관찰한 장면들을 한 눈에 회화에 담는데 활용하고 싶습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조해리 작가는 동양화를 전공한 회화 작가 입니다. 전통회화 재료인 동양화 및 옻칠화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유는 깊이 있고 차분한 표현력 때문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작품 창작 활동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아 표출의 욕구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은 그중에서도 사적인 경험을 표출하고 공유하는 것을 창작의 시작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의 삶은 미술과 음악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신 부모님 덕에 어렸을 때부터 음악회에 가고 음악을 듣고 음악가와 교류하는 것은 일상의 일부였기 때문입니다. 음악적 경험이 많아서 음악의 길을 걸어갈 수도 있었으나, 시각적인 표현을 더 좋아하는 개인적 성향을 고려하여 미술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리고 음악은 지금까지 저의 동경의 대상이자 미술 작품의 꾸준한 소재와 주제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음악 중에서는 한국전통음악에 가장 깊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본인은 동양화 전공의 미술 작가이며, 조형예술 회화 분야의 연구자이며, 미술 교육자입니다. 작가로서 ‘국악(國樂)’이라는 비가시적이면서도 전통성 있는 대상을 현대 미술작품으로 표현하는 시도를 이어갈 것입니다. 연구자로서 조형예술 분야에서 회화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고민할 것입니다. 교육자로서 소통하는 자세로 후학들과 함께 현대미술에 보탬이 되는 방향을 찾아 나가고자 합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그림은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어 하는 진정한 관객이 있을 때, 그 진가(眞價)를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