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tt Institute (미국)
Painting
석사
Pratt Institute (미국)
Drawing
학사
홍익대학교
회화
박사
작품설명
생명이라는 주제는 긴 시간동안 많은 영감을 주었다. 생명은 어느 하나의 형태로 규정되지 않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다양한 곳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살아 있는 대상의 외적 형태를 생명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생명은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존재를 사멸하지 않고 있게 만드는 힘이자, 그 힘들의 운동, 그 운동의 리듬들이다. 생명을 본성을 다룰 때 추상이 아니라면 또 다른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
나에게 제스쳐 선들은 생명을 리듬과 행위의 직접성 속에서 포착할 수 있게 해주는 회화적 도구이다. 제스쳐적 행위의 직접성은 모든 거리두기를 없애고 내가 생명 안에 있고, 생명이 내 안에 있음을 알게 한다. 내가 온전히 제스쳐가 되는 순간 나와 붓, 이미지, 물감, 화면은 리듬이라는 하나의 사태로 변화한다. 작품은 즉흥성과 직접성의 순간을 향유한 결과로 나타난다. 우리는 매순간 태어나고 죽는다. 매 순간 태어나는 생명 그 자체를 복제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색과 일체가 된 제스쳐는 선의 흐름과 함께 매순간 새로운 것이 된다. 그럼에도 리듬의 시작, 변위와 변주, 군집 속에서 일정한 리듬의 파생, 이행, 확장, 종합이 만들어 진다. 제스쳐 안에서 리듬이 또 다른 리듬을 만들고 초기 조건이 큰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게 된다. 내 안의 즉흥적 충동에서 시작된 리듬은 어느새 내가 리듬에 동조되는 것을 본다. 이렇게 되면, 나는 더 이상 나를 고집하지 않고 화면 안의 리듬이 된다. 이런 일체감과 해방감, 의도되지 않지만 만들어지는 질서, 이것들이 내게 추상과 제스쳐 작업을 유지하는 동력들이다. 관객들이 형태와 대상, 디자인을 보기보다 이 리듬들의 운동에 동조한다면, 분명 다른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 혜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