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웅 작가의 <circulation> 시리즈에는 화폭을 가득 채워 달이 떠올라 있는데, 그 모습이 보름달일 때도 있고, 초승달일 때도 있다. 이처럼 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예로부터 달은 신비로운 존재로써 많은 문학적, 종교적 상징으로 등장해왔다. 전웅 작가는 달의 이러한 탄생, 성장, 절정, 쇠퇴의 반복과 보름달의 시작과 끝이 같은 둥근 형태에서 ‘순환’(circulation)의 의미를 보았다고 말한다. 또한 달은 우리와 늘 가까이 있으며, 강한 생명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는 전웅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원더우맘(wonderwoMom)> 시리즈에서 나타나는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한 관심과 존중의 의미가 <circulation> 시리즈에도 이어져 오고 있음을 느낀다. 작품 속에서 깊은 밤, 어둠을 비추고 있는 달의 모습은 마치 자식들의 앞길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어머니가 떠오르며, 마음속을 편안하게 감싸 안아준다.
늦은 밤, 일이나 학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달을 보고 위로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모두들 잠들고 나 혼자 남은 외로운 밤거리에서 만나는 달은 의지가 되는 반가운 동행처럼 느껴집니다. 과거 조상들은 달을 풍요와 희망의 의미로 생각하며 달을 보고 염원하는 것들을 빌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오래전부터 달은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로써 함께 해왔습니다. 전웅 작가의 <circulation>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달이 주제가 되어 다양한 모습으로 작품 속에 등장합니다.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표현된 달의 모습은 차분한 색감을 담아 그윽하게 빛을 냅니다. 복잡한 도시의 밤하늘에서 때때로 달은 그 모습을 감출 때도 있고, 바쁜 일상에 우리가 그 빛을 잊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전웅 작가의 작품 속에서 떠오른 달을 보며 지친 마음을 위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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