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규 작가는 행복을 추구하는 작가이다. 가장 최근에 열게 된 개인전의 제목을 ‘행복해야 할 권리’라고 지은 것을 봐도, 그의 행복에 대한 열망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생물과 무생물의 조화로운 공존에서 찾아보기를 권장하고 있다. 작가는 무생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많은 생물의 숨이 녹아있다고 이야기하며, 그런 관점에서 무생물도 생명을 가지고 있는 생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은 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생물과 무생물이 가지고 있는 이질감이나 서로를 향하는 배타적임을 지양하고 둘이 하나인 듯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가 어떻게 무생물에 녹아있는 생물의 숨을 찾아 표현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그의 작품을 감상해 보면 좋을 것이다.
이 작품은 처음 보았을 때 한 눈에 무엇인지 확실히 들어오지 않고, 그저 규칙이 있는 듯 없는 기하학적인 무늬로만 보입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면 종이컵들이 현란한 색채감을 자랑하며 캔버스 위를 채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강명규 작가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종이컵’에 녹아있는 생명의 숨을 찾아내고자 했습니다. 색색의 옷이 입혀진 종이컵들은 이 작품에서 그저 우리에게 2~3분 동안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안겨준 뒤 바로 쓰레기 통에 버려지는 흔한 종이컵으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살아 움직이며 새로운 그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만 같습니다. 그 곳이 어디든, 예를 들면 부엌이나 사무실 같이, 스쳐 지나가듯 쉽게 버려지는 물건들이 있는 곳에 걸어둔다면 작은 물건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상기시켜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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