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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上(지상)에는 / 아홉 켤레의 신발 / 아니 玄關(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 아니 어느 詩人(시인)의 가정에는 / 알 전등이 켜질 무렵을 / 文數(문수)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박목월의 시 <가정>의 한 구절이다. 가족은 삶의 공간을 공유한다. 그래서 집 곳곳에서 삶을 공유하고 있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윤경 작가는 그 흔적을 그린다. 가족 구성원들이 복작대며 사는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에게 가족의 온기를 전달하고, 그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봄으로써 나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나와 삶을 공유하는 사람, 그래서 나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어릴 땐 가족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리고 사람과 맺는 관계가 많아질수록 가족은 내가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어 줍니다. 화면 위에 다양한 신발들이 한데 모여있어 가족이 복작복작, 시끌벅적,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도 모르게 힘이 나게 될 겁니다.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공간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이 작품으로 공간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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