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희 작가는 조율된 소리가 음악으로 체계를 이루는 순간에 아름다움을 느꼈다. 그 순간의 지속성을 기록하기 위해 클래식 음악의 5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음악 언어를 시각 언어로 변환하는 <음악번안시스템>을 고안했다. 이는 단순히 음악을 듣고 임의로 시각화한 것이 아니라, 클래식 음악의 문법과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작곡가의 의도와 시대적 맥락까지 반영한 결과물이다. 섬세하게 반영한 사전 작업을 기반으로, 작가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에 대한 답을 구조적으로 탐구하며 <음악번안시스템> 시리즈를 완성한다. 작품은 음표, 박자, 악기, 곡의 특성을 색과 형태로 재구성하고, 음악의 진동과 파형을 패턴화한 시각적 서사를 가진다. 이러한 작업은 음악의 본질을 시각화하여 드러내며, 점·선·면과 조화로운 색 배열로 마치 하나의 독창적이고 다채로운 악보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근 작품에서는 전통 서예와 서양 음악의 융합, 다양한 매체와의 협업을 통해 음악과 시각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감각의 본질을 탐구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예술적 지평을 연 이다희 작가의 작품은 관람자에게 시각과 청각 예술이 융합된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보는 것’과 ‘듣는 것’, ‘만지는 것’을 서로 구분하여 인식합니다. 이다희 작가는 이러한 감각들은 별개가 아닌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는 감각이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음악과 회화는 근본적으로 같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작업합니다. 이다희 작가의 작품에서 감상자들은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예술’이라는 낯선 경험을 마주합니다. 분리되어 있던 감각이 하나의 주제 안에서 어우러져 다가오는 생경함을 통해 우리는 이제껏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 또는 심상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작가의 작품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각 작품에 해당하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감상하신다면 더욱 풍부한 감각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반복적인 일상, 보편적인 예술 표현에 기분 좋은 생경함을 느끼고 싶으신가요? <음악번안시스템>을 통해 여러 감각이 하나의 예술로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창의적인 경험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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