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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가 지나치는 일상의 순간을 묘사한 것처럼 보인다. 어린아이, 분주하게 자기 갈 길을 가는 사람들, 의자에 머리를 누인 사람,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누운 사람들 등 일상의 평범한 풍경들이 작품에 담겨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인간의 삶을 시시포스의 삶에 비유한다. 시시포스는 평생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려야 하는 벌을 받은 그리스 신화 속 인물로, 바위가 산꼭대기에 이르면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그 고역을 영원히 되풀이해야 한다. 시시포스의 반복되는 무의미한 행동은 하루하루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지루한 우리의 일상과 같다.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채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매일 일터로 나가는 우리의 삶은 무의미한 투쟁에 불과하다. 유아영 작가는 일상을 포착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 속에 숨어있는 실존주의적 문제와 고민을 작품에 담아낸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 하루는 삶에서 어느 지점에 와 있을까요? 지금까지 몇 번의 오늘이 있었고,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앞으로 또 몇 번의 하루가 주어질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하루라는 시간은 인생에서 잠시 스치는 짧은 순간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짧은 시간들이 쌓여 1년이 되고 삶을 그려낼 것입니다. 이전의 구상 작품들과는 확연히 결이 다른 이번 시리즈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희귀병 진단과 수술, 회복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게 된 작가가 평소 채워왔던 하루들과는 다른 시간들을 보내며 시간과 삶에 대한 고찰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작품들입니다. 다분히 관념적이고 명상적인 면모를 내포한 작품들을 감상하시며 잠시 한 발짝 물러나 현재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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