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은 빠르게 변하고, 경제의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 이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며 빠르게 살아가기 때문에 넘쳐 흐르는 마음의 분노와 불안에 괴로워한다. 하지만 인간은 연약하고 불완전하다. 마치 깨지기 쉬운 (FRAGILE) 유리잔처럼 말이다. 그래서 김지훈 작가는 인간에 대한 취급 주의를 제안한다. 이는 편리함의 그늘에 가려진 인간에 대한 존중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고, 인간소외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의도를 단어를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내기도 하고 반추상(半抽象)적인 표현을 통해 관객이 직관적으로 깨우치도록 하기도 한다. 또한 동물의 화려한 경고색(경계색)을 활용하여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너무나 바삐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은 때론 무척 버겁고 피곤합니다. 힘내라는 말조차 냉소적으로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뒤로하고 어딘가로 도피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럴 땐 어찌해야 할까요? 차분한 태도로 이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 아마도 그것이 가장 우선일 것입니다. 체게바라가 말했듯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려"면 먼저 "리얼리스트가 되"어야 할 테니까요. 캄캄하고 어둡지만 내가 자리한 이곳이 어디인지, 내가 걸친 방호복은 무엇이며, 걸쳐야 할 방호복 또는 무기는 무엇인지, 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이성적인 눈으로 똑바로 정확히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이 작품과 함께라면, 그 어떤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도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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