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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상징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 작품의 소재가 되어 온 “매난국죽(梅蘭菊竹)”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결한 군자를 나타내는 도상 중 하나이다. 박경묵 작가의 그림에서 매화나무는 곧게 뻗어나가 화면을 과감하게 가로지르는 구도로 표현되어 있거나, 마치 굽이진 산새처럼 굵은 가지가 힘차게 드리워져 있다. 가지 위에는 당당하게 몸을 드러내놓고 쉬는 새가 보이는데, 복잡하고 역동적인 현대인의 삶과 대조적으로 속세에서 비켜나 관조하는 여유가 돋보인다.
유연한 사고, 통합과 융합 등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에서 청렴함, 올곧은 성품은 더는 예전만큼 중요한 덕목으로 언급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와 가치관이 변한다고 하더라도 교훈과 깨달음, 감동을 전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랜 시간 선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온 매화나무가 아닐까요. 선비의 곧은 성품과 지조를 나타내듯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구도가 결연한 기운을 줍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 매화나무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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