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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화 작가는 물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대인에게 사색할 여유와 휴식의 공간을 마련해주고자 한다. 물은 소란스러운 외부와 차단되는 공간이며, 그 속에서 개인은 자극과 혼란으로 가득한 현실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내면과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래서 작품에 그려진 물속 공간은 내면의 창이자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있고, 감상자는 작품에서 내면의 상처를 치유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물속에 회오리치는 파도, 스며드는 빛과 물결의 어울림은 시각적 아름다움을 더하고,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감상자에게 새로운 휴식의 공간을 마련해준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바다는 인간이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고, 프랑수아 트뤼포의 영화 <400번의 구타>에서 바다는 주인공 앙트완의 자유를 상징하였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바다는 문학적 상상력을 길어내는 원천이 되어 줍니다. 박정화 작가의 작품 또한 우리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마련해주고, 잠들어 있던 상상력과 감성을 깨워줍니다. 푸른 바닷속의 모습은 다양한 색과 움직임으로 표현되어 우리 내면의 심리적 풍경을 보는 것 같고, 닮은 듯 닮아있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회색빛 아스팔트에 둘러싸인 삭막한 공간에서 사는, 바쁜 일상에 치여 새로운 꿈을 꿀 여유조차 없는 현대인에게 이 작품은 시원한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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