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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작가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단순하고도 불변의 진리에 주목한다. 사람이 모이면 사회가 생기고, 그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권력요소와 계급이 생기며 사람들은 그러한 힘의 원리에 따라 관계를 맺게 된다. 때로는 평화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이러한 ‘계급’이 흑백으로 이루어진 박지은 작가의 작품에 스며들어 있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시선과 구도에서부터 이러한 요소를 느낄 수 있다. 기발하면서도 묵직한 의미를 지닌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속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만들어진 일상 속에 살아갑니다. 한국사회 전체를 두고 보나, 직장과 같은 작은 사회를 두고 보나, 우리는 보이지 않는 권력관계 속에서 특정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이 ‘권력’과 ‘계급’이라는 요소는 양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 시스템을 유지하게 하고 동시에 불만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박지은 작가는 색을 절제해서 활용하고 흑백으로 화면을 구성하여 주변의 사물에 집중도를 떨어트리며 사람 자체와 그 사람이 위치한 공간의 맥락에 주목하도록 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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