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casting landscape
162x130cm (100호), 2018
* 작품에 따라 액자 처리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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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호 작가는 트로이 목마와 동물을 상징으로 사용해서 물질적인 가치관과 서로에 대한 기만이 팽배한 현대 사회에 대한 사유를 촉발하는 작업을 해왔다. 최근 작업들에서는 이와같은 상징들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익숙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을 매개로 현대인들에게 기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상들과 마주할 때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 감정들은 우리의 내면에서 보존되기 보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퇴색되는데, 이 최초의 감정은 대상을 다시 본다고 해서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오히려 퇴색된 감정이 대상에 덧입혀져서 또다른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이름붙여질 수 없는 감정의 존재, 그리고 그것의 기억에 관한 문제를 매끄럽지 않은 풍경을 통해 다룬다. 작품 표면은 고르기 보다는, 물감 덩어리들이 그대로 드러나서 울통불퉁하게 보인다. 이 물감들은 덧붙여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퇴색되는 기억에 대한 은유이다. 작품 속 대상들이 흐릿한 눈으로 본 풍경처럼 보이는 것도 희미해지는 기억을 나타낸다. 이처럼 작가는 여러 예술적 장치들을 통해서 감상자가 기억에 관해서 생각하도록 이끈다.
추천 이유
문준호 작가의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우선 이전 작품들에서는 날개달린 말의 싸움, 거대한 트로이목마와 도시의 배경이 공존하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등장했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실제 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 등장합니다. 또한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이런 비현실적인 풍경들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묘사된 반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런 사실적인 묘사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존 풍경은 대상의 세밀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묘사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대상의 경계가 흐려지고 뭉게지는 것에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소재와 기법 상의 이러한 변화는 작가가 이 시리즈를 통해 다루는 주제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서 기억의 문제를 다루는데, 이는 대상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주목 간의 차이에 대한 작가의 섬세한 개인적인 체험을 토대로 합니다. 작가의 작품과 함께, 흐릿한 경계와 이를 뭉게는 물감 덩어리들을 눈으로 더듬으면서 작가의 체험을 함께 헤아리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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