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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작가는 용, 봉황, 잉어 등 민화의 모티브들을 활용하여 작업한다. 하지만 그 결과물 인 작품은 우리가 익숙히 보아왔던 전통적 민화와는 다르다. 작품 속에는 동물의 형상뿐 아니라, 비정형적인 형태들도 함께 나타난다. 어떤 형태는 먹물에 담근 붓을 꾸욱 찍어내려 그린 것처럼 짙은 농담을 갖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붓을 휘갈겨서 그린 것 같은 역동적 형태를 갖고 있기도 하다. 민화의 소재들은 이 형태들 사이사이에 그려져 있는데, 구체적으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무채색으로 이뤄진 비정형의 형태들과는 대비를 이룬다. 작가는 이와 같은 대비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풍경은 현실로부터의 일탈을 위한 상상의 공간이며 우리의 상상력을 촉진한다. 형태의 굴곡을 눈으로 짚다 보면 나타나는 구체적 형상들은 상상에 구체적 형태를 부여해주는 한편, 감상의 재미를 증폭해 주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특유의 방법으로 일상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상상을 위한 공간을 회화적으로 구성한다.
우리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무거워져 갑니다. 그 무게를 어떻게든 짊어지고 가기 위해서 사람들은 휴가지에서도 일거리를 챙겨가기도 하고, 침대에서도 노트북을 엽니다. 개인의 생활과 일이 분리되지 않은 일상은 언제부터인지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송태화 작가는 이런 현실로부터 잠시 일탈할 수 있는 '섬'을 구현합니다. 작가에게 '섬'은 작품 속의 비정형적인 얼룩을 일컫습니다. 사회는 사람들에게 자꾸만 무언가를 요구하며, 요구를 받은 사람들은 가족, 회사, 학교 등 다양한 공동체의 조직원으로서 해야 마땅한 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작품 속 얼룩은 보는 사람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고, 그저 자기 자신을 내보입니다. 그로써 작품은 보는 감상자들이 무언가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송태화 작가의 작품과 함께 내가 주어진 삶의 무게를 잠시 덜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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