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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형상을 한 이것은 기억으로부터 파생된 감정의 줄기이다. 작가는 특정 경험으로부터 드는 감정이 찰나에 지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하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먹이라는 전통 재료로 표현한다. 색과 감정 사이에서 근원적인 ‘존재감’을 갖는 먹은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대상을 묘사하는데 가장 적절한 재료이다. 점, 선, 면과 같은 본질적인 조형요소의 근원이 되고 ‘스며든다’는 속성이 작가의 작업에서 핵심인 ‘기억’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일들을 겪고 여러 감정을 느낍니다. 나에게 의미있는 일도 사소한 일도 결국에는 소멸하게 된다는 것이 ‘기억’의 속성일 것입니다. 윤지원 작가는 이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소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합니다. 그러나 인위적이지 않고, 불현듯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억과 감정의 속성에 반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그래서 선택한 재료가 ‘먹’이고, 그 위에 세밀하게 연필 등으로 가는 선을 수놓아 음과 양의 조화를 풀어냅니다. 윤지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찰나의 감정을 지속하고 존재감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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