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작가의 작품들은 자연의 이치와 섭리를 담고 있다. 자연은 늘 최선을 다하고, 욕심내는 법이 없지만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그저 물 한 방울, 햇살 한 줌을 위해 으레 당연한 듯 필요한 방향으로 뿌리내리고 가지를 뻗을 뿐이다. 나무의 형태를 결정하는 가장 큰 형태는 환경이다. 온전히 비옥하고 경쟁 대상이 없는 환경이라면 타고난 성질대로 이상적인 형태를 뽐내겠지만, 자연도 환경에 따라 경쟁을 한다. 모든 주변 환경과 공존함과 동시에 매 순간순간 서로 피하고 넘으며 개별적인 삶을 위한 투쟁을 이어간다. 이러한 투쟁은 형상을 통해 시각적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김경신 작가는 자연의 형상에서 드러나는 생(생)에 대한 의지와 그 꾸준함에서 인간이 추구해 마땅한 삶의 방향성을 발견하고 그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흐름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자연스레 흔들리면서도 푸른 잎이 무성한 가지들을 거침없이 뻗어가는 나무들이 화면에 가득합니다. 김경신 작가의 작품에서 나무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자연스러움을 머금은 대상으로, 자연 그 자체를 상징합니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끊임없이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는 우직함과 강직함을 대변하기도 하지요. 작가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자연의 모습을 닮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환경에 적응하되 타고난 성질을 잃지 않고, 타협하되 최선을 다해 삶을 꽃피우기 위해 뿌리내리고 잎을 틔우는 나무와 같이, 인간 역시 저마다의 꽃을 피울 시기를 위하여 우직하게 가지를 뻗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수없이 많은 붓 터치를 통해 차곡차곡 쌓인 깊이 있는 녹색 속에 자연이 그대로 녹아든듯한 작품들을 통해 자연이 빚어낸 형상이 보여주는 이치를 공간 안에 담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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