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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석 작가의 작품은 동양화의 전통적인 정신을 나타내는 말 중 하나인 서화동원(書畵同源)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글씨와 그림이 같은 근원을 갖는다는 서화동원은 종이나 비단에 붓과 먹이라는 동일한 소재를 사용해 선으로 구현되는 둘의 공통점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여기에는 형상과 의미의 합일에 대한 지향도 담겨 있는데, 한자의 조형미에 주목한 서예가 발달하였고, 회화는 사실적인 묘사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강조해 왔다. 즉 서법과 화법 모두가 의미와 형상의 혼연일체를 향해 발전해온 것이다. 최재석 작가는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면서 다양하게 변주시킨다. 글자 자체로만 이루어진 작품은 생명체같이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화면 안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그림과 함께한 글씨는 작품의 구성요소가 되어 하나의 구도를 이룬다. 나아가 글자 자체가 뜻과 형태 모두를 지닌 채 그림 속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것은 작가가 다루는 붓의 움직임이다. 작가의 즉흥적인 심상을 담은 그 움직임은 글과 그림을 하나의 작품 안에 묶어낸다. 결국 그림이 글이고 글이 그림인 이 혼연일체의 단계는 작가의 정신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최재석 작가는 가슴에서 생동한 감흥이 화선지로 이어지는 순간, 의미와 형상 그리고 정신이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최재석 작가의 작품은 붓이 화선지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인 흔적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글씨일 때도 있고 그림일 때도 있으며 때로는 이 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때 일수도 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글자의 형태와 화면에서의 배치는 조형미를 만들어내고, 선 몇 개로 완성된 여백이 가득한 그림은 사색의 의미를 담아냅니다. 글과 그림의 자유로운 치환은 특히 글씨 자체가 그림이 되는 작품에서 잘 보여지는데, 작품 속 돌산을 자세히 보면 석이라는 한자가 중첩되어 돌이 쌓이듯 산을 이룹니다. 이렇듯 최재석 작가의 작품은 글과 그림이 합일되는 순간을 붓의 움직임으로 다양하게 잡아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순간을 우연욕서, 즉 문득 쓰고 싶은 감흥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작가의 심상이 즉흥적으로 작품에 옮겨진다는 이 말은 정신과 작품의 합일을 중시하는 동양화의 전통을 잘 보여줍니다. 최재석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의미와 형상의 구분이 사라지고 작가와 작품이 하나가 되는 동양화의 정수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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