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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작가는 캔버스에 실을 붙여서 추상적인 형태를 만든다. 퀼트 작업을 해왔던 작가는 그 연장선에서 이 자수 작품을 이어가고 있다. 천 조각들의 연결은 다양한 관계들이 형성되는 데에서 나타나는 행위와 감정들을 보여준다. 한편 이 관계를 평온한 빛의 잔상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작품 속 색면은 치유적 모티프가 된다. 작가는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감정의 변화에 면밀하게 주목하면서 실을 한 땀 한 땀 붙인다. 이런 반복적 행위는 현대인들에게는 단순한 노동으로 치부되기 일쑤지만 작가는 그런 반복적 행위가 자신의 감정의 변화에 주목하기 위한 성찰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반복 행위의 산물인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바람에 제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기를 도모한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정돈되고 편안해지는 작품입니다. 하나하나 이어 붙인 실은 똑바르게 정렬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기계적이고 차갑기보다는 인간적이고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이 실들은 작품의 질감 (texture)을 풍성하게 하며 보는 이들에게 촉각적인 감각을 일깨우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색과 재료들로 구현된 사각형들은 감상자들의 감각을 일깨우고자 고안된 것입니다. 인간미는 고사하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가는 자신의 감각과 감정에 오롯이 집중할 시간을 갖길 제안합니다. 작품의 질감과 작품 속 형태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양상에 주목하면서 내면의 감각을 깨워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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