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김치
52x72cm (20호),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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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희 작가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그린다. 김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으로 우리의 음식 문화 뿐 아니라 생활 풍습과도 깊은 관계를 맺으며 우리의 식탁을 지켜온 가까운 소재다. 작가의 붉은기 역력한 김치의 이미지를 마주하면 금새 미각, 청각, 후각, 촉각 그리고 일련의 정서까지 포함한 다양한 감각들이 순간적으로 애워싸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로써 하영희 작가의 회화는 오랫동안 보편적인 이미지 아래에서 잠복해 있던 감각의 돌기를 일깨우는 매개로 작용한다. 또한 우리 나라의 지역 생태와 기후, 문화에 따라 각기 다르게 만들어진 다양한 김치의 변주는 또한번 감각과 문화의 고리를 엮는다.
추천 이유
익숙하고 친숙한 것을 새롭게 마주했을 때의 받게되는 낯선 직면은 그간 일상이라는 습관에 가려진 작은 즐거움과 설램을 놓치고 있음을 일깨우곤 합니다. 김치 한접시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하명희 작가의 그림에는 김치를 둘러싼 여러가지 기억과 경험을 상기시킵니다. 예컨데 초겨울 때가 되면 함께 모여 분주하게 김장을 담그는 어른들의 모습, 그 언저리에서 한입식 간을 보며 채근하는 아이들, 잘 익은 김치를 묵직하게 건저올려 식탁에 내놓는 일, 갓김치의 숨이 슬며시 빠져들기를 기다리는 일… 하명희 작가의 채집본과도 같이 정갈하게 그려진 다양한 모습의 김치는 김치가 익어가는 시간만큼 우리에게 지난 추억의 시간을 전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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