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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익숙한 모습이 어딘가 낯선 회화적 특징을 안고 있다. 뚜렷하게 파편화된 나날들은 캔버스 위에 흩뿌려지고, 관람객들이 알던 대상의 모습은 갖가지 색의 라인과 함께 무너져 내린다. 천창환 작가의 작품을 문학에 대입해보자면, 자동적 지각이 어렵다는 점에서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 기법과도 같다. 작가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분절하는 과정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이해와 집중의 시간을 끌어낸다. 이때 각 작품들은 단순한 조형적 실험의 결과에 그치지 않고 인지(認知)에 대한 도전을 수행하는 주체로서 기능한다. 그와 동시에 살아 움직이는 이미지의 파편들은 생소한 시각적 세계의 퍼즐을 맞춰낸다.
천창환 작가의 작품은 모두에게 낯설기도 하고, 낯익기도 합니다. 물론 초상화와 같이 일상적 계기로부터 시작된 작업에 다가가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분리, 분절 등의 단어가 한 겹 덧대어져 있습니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신선한 시각은 사실 우리의 마음 속에 어렴풋이 떠올랐던 것이기도 하지요. 무언가를 더욱 깊이 이해하려 할 때, 종종 또 다른 시야가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별다른 특별함 없이 마주하게 되는 대상들도 가끔은 어색하게 보입니다. 천창환 작가의 작품에서는 친근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쪼개진 기호나 문자로 해체되어 드러나기도 하고, 윤곽으로 덧입혀진 얼굴들로 변모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이끌어내는 묘한 긴장감 속에서 사물을 이해하는 우리의 시야도 함께 변해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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